트로트 가수에 빠진 '대치동 전설' 아내… 2억 땅 팔아 덕질
2025-03-12 10:31
add remove print link
아들 셋 대학 보낸 뒤로 팬덤에 미친 아내

아들 셋을 명문대에 보낸 후 홀린 듯이 트로트 가수에 빠져 가정을 내팽개친 아내와 이혼하고 싶다는 남성의 하소연이 전해졌다.
1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올해 결혼 30년 차로 세 명의 아들을 둔 50대 후반 남성 A 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A 씨는 아내에 대해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전설로 통했다. 고급 정보를 꿰뚫고 있었다"며 "아이들의 학원과 과외 스케줄을 잘 짠 덕분에 삼형제 모두 명문대에 합격시켰다"고 소개했다.
그런 아내는 막내아들이 명문대 의대에 합격한 후로 많이 달라졌다고. 돌연 트로트 가수에 미친 아내는 휴대전화 사진첩, 배경 화면을 모두 그 가수의 사진으로 채웠고,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쫒아다녔다.
A 씨는 "처음에는 자식들을 대학에 보낸 뒤에 생긴 헛헛함을 이렇게 달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내의 활동은 제가 보기에 점점 도를 지나쳤다"고 전했다.
A 씨는 "(아내가) 예전에는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서 정성껏 밥상을 차리는 사람이었는데 집안 살림은 뒷전이 됐다. 아내와 마지막으로 식탁에 마주 앉아서 식사한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A 씨에 따르면 아내는 트로트 가수의 팬클럽에 가입한 뒤 앨범을 100장씩 샀다고 한다. A 씨가 화를 내자 아내는 "앨범 판매량을 높여주느라 산 것"이라며 "다른 팬들에 비하면 본인은 아무 것도 하는 게 없다"고 변명했다.
또 아내는 최근 생일을 맞은 트로트 가수에게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운동화를 선물했다. 가수의 애착 담요가 자선 경매에 올라왔을 땐 200만원에 그 담요를 구매했다고 한다. 게다가 트로트 가수의 해외 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A 씨와 상의 없이 외국에 며칠씩 다녀오기도 했다.
A 씨가 이혼까지 결심한 결정적 계기는 땅 문제였다.
그는 "가장 화나고 어이없는 건 노후로 마련한 시골의 땅마저도 '가수의 기념관에 투자한다'며 저 몰래 팔아치웠던 것"이라고 분노했다. 2억원 정도의 땅은 A 씨 돈으로 산 것이지만 계약은 아내 이름으로 했다고.
이에 류현주 변호사는 "외도나 가정폭력도 아니고, 배우자에 대한 극히 부당한 대우에도 해당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도 "민법 840조 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포섭해 볼 수 있겠다"고 답했다.
류 변호사는 "도저히 같이 살기 힘들다고 판단이 된다면 소송보다는 조정신청을 조언드린다"며 "조정은 판사 판단을 받기 전에 조정위원과 변호사 도움을 받아 합의를 끌어내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재산분할과 관련해 류 변호사는 "아내가 판 땅도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며 "아내가 땅을 팔아 부부 공동생활에 사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내가 보유한 것으로 추정해서 재산 분할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