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억개 팔리면서 사상 최대 매출 달성…전세계를 사로잡은 한국 아이스크림
2025-04-0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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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동남아 이어 유럽까지 점령
국내 빙과업체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 동남아, 유럽을 중심으로 한국 아이스크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현지 생산기지 확대, 유통 채널 강화 등 공격적인 해외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아이스크림 수출액은 9841만 달러로, 전년 대비 5%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6891만 달러로 14% 늘었지만, 수출 증가 폭이 더 커지며 무역수지는 2949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2022년 2211만 달러에서 33% 증가한 수치다. 수출량으로는 75g 기준 약 3억 8000만 개에 달한다.
수출 대상 국가는 60개국에 이르며, 최대 수출국은 미국(3072만 달러)이다. 필리핀(1144만 달러), 캐나다(744만 달러), 중국(666만 달러), 베트남(619만 달러), 러시아(5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미국, 베트남, 러시아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는 수출 확대의 배경으로 폭염에 따른 전 세계적인 빙과 수요 증가, K-컬처 확산에 따른 브랜드 호감도 상승, 현지화 전략을 통한 제품 다양화를 꼽는다. 삼정KPMG는 지난해 세계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를 1034억 달러로 추산했으며, 2018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빙그레는 국내 아이스크림 수출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전체 수출액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대표 제품인 ‘메로나’가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메로나는 국내 전체 수출의 약 30%를 차지한다.

메로나는 미국 시장에서 특히 강세다. 현재 미국 코스트코 전 매장에 입점해 있으며, 한국산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빙그레 미국 법인 매출은 8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1995년, 하와이 거주 교민을 대상으로 한 교민 사업가의 소규모 유통이 메로나의 첫 수출이었다. 이후 2016년 샌프란시스코에 미국 법인을 세웠고, 2017년부터는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현지 취향을 반영해 망고, 딸기, 코코넛, 타로 등 다양한 맛을 출시했고, 최근에는 대용량 홈 사이즈 제품도 선보였다.
빙그레는 비건 시장도 공략 중이다. ‘식물성 메로나’를 앞세워 유럽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으며, 2023년부터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에 수출을 시작했다. 지난해 상반기 유럽 매출은 전년 대비 세 배 가까이 증가했고, 올해는 오세아니아, 인도, 서남아시아 등으로 수출국을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웰푸드도 해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19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이 중 2017년 인수한 인도 빙과 법인 하브모어의 매출이 1729억 원을 차지했다. 푸네 신공장은 지난달 가동을 시작했으며, 성수기 공급 능력을 크게 늘릴 수 있게 됐다. 올해 매출은 전년보다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푸네 공장은 9개 라인을 운영 중이며, 2028년까지 16개 라인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웰푸드의 수출액은 264억 원이며, 미국, 중국, 필리핀, 대만 등이 주요 수출국이다. 수출 주력 제품은 티코, 죠크박, 설레임, 빵빠레, 찰떡아이스 등이다. 앞으로는 ‘제로(ZERO)’ 브랜드를 중심으로 헬스 앤 웰니스 콘셉트의 제품 수출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