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면 사망까지…” 과로 후 샤워는 피해야 하는 이유

2025-04-18 18:27

add remove print link

과로 후 피로 누적 시에는 따뜻한 샤워 자제해야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픽사베이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픽사베이

최근 대한민국의 주요 화두는 '과로'다. 약 세 달 전, 한 택배회사가 주 7일 배송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택배 기사들의 과로사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과로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는 정희원 교수. / 유튜브(@slow_doctor) 캡처
과로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는 정희원 교수. / 유튜브(@slow_doctor) 캡처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은 지난 14일 군의관 후보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한평생 외상외과에서 열심히 일했지만 바뀐 건 하나도 없다"며 "나와 함께 일하던 윤한덕 교수는 과로로 사망했다. 너희는 저렇게 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해당 발언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며 누리꾼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또한, '저속노화' 열풍을 이끈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역시 지난 16일 유튜브 영상 ‘과로가 내게 남기고 간 것들’을 통해 과로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1,872시간으로, OECD 평균(1,742시간)보다 약 130시간 더 많다. 과로로 인한 사망자 수는 정확히 파악되기 어렵지만, 추정에 따르면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픽사베이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픽사베이

이처럼 과로는 신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과로 후의 적절한 관리 또한 중요하다. 근로시간 감소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근로시간이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라면 과로 후 피곤이 누적된 상태에는 따뜻한 샤워를 피하는 것이 좋다. 따뜻한 물은 근육을 풀어주고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동시에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떨어뜨린다. 건강한 상태라면 우리 몸이 이를 자율적으로 조절해 정상 범위 내에서 균형을 유지하지만, 과로로 자율신경계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그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

이 상태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갑작스럽게 혈압이 떨어지거나 뇌로 가는 혈류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면서 어지럼증이나 실신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심장마비나 돌연사까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샤워 중에 몸의 균형을 잃으면 넘어지거나 머리를 다치는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 혼자 사는 경우 이러한 사고는 발견이 늦어져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과로한 상태에서는 몸 상태에 맞춘 관리가 필요하다. 웬만하면 샤워는 피하는 것이 좋지만,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면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짧고 간단하게 씻는 것이 바람직하다. 샤워 전 가볍게 수분을 보충하고, 욕실 문을 살짝 열어두거나 환기를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어지러움이 느껴지면 즉시 샤워를 중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과로한 몸에는 일시적인 위안보다는 근본적인 회복이 필요하다. 따뜻한 물이 잠깐의 안락함을 줄 수 있을지 몰라도, 과로한 몸에는 때때로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피로가 극심한 날은 평소처럼 샤워를 하려는 습관이 있다면 잠시 멈추고, 내 몸이 정말 그걸 견딜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작은 선택 앞에서 우리는 항상 몸의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home 한지영 기자 jyhan@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