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자진탈당 가능성 부상...김문수 “대통령이 잘 판단할 것”
2025-05-1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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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옳다”
대선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국민의힘 당 내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14일 경남 사천 우주항공청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께서 (탈당 문제를) 잘 판단하실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대구경북 선대위 발대식에서 "당이 나서 출당시키는 건 옳지 않다"며 윤 전 대통령 탈당에 부정적 견해를 보인 것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김 후보는 하루 전 "윤 전 대통령이 잘못했다면 당 역시 책임이 있다", "자신이 뽑은 대통령을 출당시키는 것은 책임 회피이고 도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었다.
'윤석열 리스크'로 지지율 부침을 겪고 있는 김 후보의 이러한 입장 변화를 두고 윤 전 대통령의 자진 탈당 초읽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는 15일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을 앞두고 있는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은 대선 승리를 위해 탈당해야 한다. 대선 승리를 위한 관점에서 희생적 결단이 필요하다"라고 직접적인 탈당 요구를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사 후에도 "당내 합의를 모으기 위해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며 "조만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불법 계엄 방관, 탄핵 반대에 사과하고 윤 전 대통령 출당으로 당이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향자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무대에서 끌어내려지기 전에 박수받을 때 떠나라는 이야기가 있다. (만일 윤씨가 떠나지 않으면) 강제적인 조치도 해야 한다"라고 더 강한 입장을 보였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14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윤 전 대통령의 결단이 오늘(14일)쯤 나오지 않을까 싶다. 최측근들이 윤 전 대통령을 설득하고 있다고 들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보다는 김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된다는 입장이 분명할 것 아닌가. 그런 입장으로 봐서 오늘쯤 결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움직임에 친윤계인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강하게 반발했다. 윤 의원은 "지금은 당이 내부논쟁에 몰두할 때가 아니라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전선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이러한 엄중한 시기에 윤 전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는 것은 체제수호 전쟁을 치르다 쓰러진 장수를 내치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저는 과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탈당도, 김문수 후보 교체에 대한 비대위 결정도 강력히 반대했다. 정도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윤 전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는 것 역시 정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내 탈당 요구를 "자산은 나누되 부채는 회피하는 '감탄고토'식 정치"로 규정하며 "위기의 책임을 함께 나누고, 어려움도 함께 감당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문수 후보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날선 비판도 쏟아냈다. 김 후보는 "이 후보가 나라 위기가 우리 때문이라고 하는데 우리도 물론 책임이 없는 게 아니고 (책임이) 크지만, 본인이 위기의 진앙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또한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등을 언급하며 "이런 모든 것들이 이재명을 위한,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의 거의 독재, 독주"라며 이 후보의 행보를 '독재적'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