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고교 자퇴, ‘개인의 선택’인가 ‘제도의 실패’인가…5년 동안 증가세

2025-05-16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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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충남·대전 고교 자퇴자 5년 연속 증가
검정고시, 수능 중심 대입 변화가 자퇴 추동

고교 자퇴, ‘개인의 선택’인가 ‘제도의 실패’인가…5년 동안 증가세<자료사진> / 뉴스1
고교 자퇴, ‘개인의 선택’인가 ‘제도의 실패’인가…5년 동안 증가세<자료사진> / 뉴스1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최근 5년간 충청권 고등학교 자퇴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며, 교육 현장의 깊은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제도적 허점과 사회적 변화가 맞물리며 학업 중단이 일반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충청남도의 경우, 2019년 1,093명이던 고등학생 자퇴자 수는 2023년 1,166명으로 5년 만에 6.7%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있던 2020년에는 768명으로 일시 감소했지만,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전시 역시 같은 기간 747명에서 784명으로 5%가량 늘었다. 중부권 교육의 ‘모범 모델’로 불렸던 세종시도 예외는 아니다. 세종시는 2019년 218명이던 자퇴자가 2022년 267명으로 증가했고, 고1 자퇴율은 무려 3%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자퇴가 단순히 ‘중도포기’가 아닌 ‘목표지향적 선택’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수능 위주의 정시 확대, 내신의 절대평가화로 인해 고교 내신 체계에 부담을 느낀 학생들이 자퇴 후 검정고시로 방향을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자퇴자 비중은 세종시 기준으로 전체 자퇴자의 52%에 달한다. 충남도 2023년 기준 428명의 고1 학생이 자퇴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자퇴 증가의 이면에는 구조적 문제도 존재한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원격수업 등 비대면 학습이 일상화되자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학생들이 학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중·고교 단계에서의 정서적·사회적 고립은 청소년기의 중요한 교육 환경에 균열을 가져왔다.

고교 자퇴, ‘개인의 선택’인가 ‘제도의 실패’인가…5년 동안 증가세 / 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고교 자퇴, ‘개인의 선택’인가 ‘제도의 실패’인가…5년 동안 증가세 / 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교육계는 자퇴율 증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퇴는 단순 통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현재 교육 시스템이 다수의 학생에게 맞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며, 제도적 보완이 절실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대입 체계와 연계된 유연한 진로 설계, 심리적 지원 시스템 강화, 다양한 학습 경로의 제도화가 자퇴율을 낮추는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자퇴가 더 이상 낙오가 아닌 선택지가 되어가는 시대, 우리는 그 증가의 배경을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한다. 학생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제도의 역할을 돌아볼 시점이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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