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마리당 1억원까지 가능…다소 충격적인 몸값의 '친숙한 물고기' 정체
2025-05-2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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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엄치는 예술품, 비단잉어의 놀라운 세계
한 마리에 1억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는 물고기가 있다?!

이 놀라운 몸값의 주인공은 바로 '비단잉어'다. 화려한 색채와 독특한 무늬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 물고기가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유튜브 채널 'TV생물도감'이 공개한 영상 때문이다.
구독자 약 85만 명을 보유한 'TV생물도감'은 지난 22일 안성에 위치한 비단잉어 양식장을 찾아 고급 비단잉어가 어떻게 태어나고 자라는지를 영상으로 담아냈다. 해당 영상은 '먼지만큼 작은 이걸 잘만 키우면 마리당 1억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공개돼 많은 관심을 끌었다.
영상에 따르면 비단잉어 산란기는 5월 초다. 양식장에서는 이 시기를 맞아 인공적인 합사와 산란 유도 과정을 거쳐 대량으로 치어를 생산한다. 암컷 한 마리는 최대 100만 개의 알을 낳을 수 있지만, 이 가운데 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될 수 있는 최상급 개체로 성장하는 비율은 극히 낮다. 수십만 개의 알 중 단 몇 마리가 선별을 통해 살아남으며, 이 중에서도 외형과 색채, 무늬 등에서 국제 기준을 만족하는 소수만이 억대 가격에 도달할 수 있다.

비단잉어는 '홍백' '대정삼색' '소화삼색' 등 다양한 품종으로 나뉘며, 품종에 따라 발색과 무늬의 특징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특히 '홍백'은 흰색 바탕에 붉은 무늬가 조화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품종으로, 관상용 비단잉어의 대표격이다. 양식장에서는 이 같은 품종별 특성과 유전적 형질을 고려해 종어를 선별하고 교배하며, 산란된 알은 인공 수초에 부착돼 부화를 거친다.
치어는 먼지처럼 작고 민감한 상태에서 부화되며, 초기에는 계란 노른자를 먹이로 삼아 성장한다. 이후에는 노지라 불리는 야외 연못에 방류돼 자연 먹이를 먹으며 기른다. 약 40일 뒤 다시 선별 작업을 거쳐, 형질이 뛰어난 개체만을 남기는 방식으로 사육이 진행된다. 이 같은 작업은 치어 수백만 마리 중 극소수만 살아남을 정도로 까다롭고 정교한 과정이다.

비단잉어가 억대 가격에 거래된 사례는 실제 존재한다. 일본에서 열린 국제 경매에서는 일본산 코이 중 '코하쿠' 품종이 약 20억원에 낙찰된 사례도 있었다. 일반적인 고급 비단잉어는 수천만 원대, 품평회에 출품되는 쇼급 개체는 1억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일본의 경매 시장에서는 수억 원대 낙찰 사례가 꾸준히 나오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그 영향을 받아 비단잉어 몸값이 상승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단잉어 가격은 단순히 크기나 색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혈통, 체형, 색상의 선명도, 무늬의 정교함, 건강 상태, 그리고 국제 품평회에서의 수상 경력 등이 결정적 요소다. 특히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품종과 결점 없는 무늬, 우수한 체형을 가진 개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비단잉어는 '헤엄치는 미술품'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처럼 고가에 거래되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비단잉어는 10만 원에서 수백만 원 수준에 머문다. 억대 가격을 실현하기 위해선 오랜 시간과 정성, 전문적인 사육 기술 등이 필요하다. 수십만 개의 알 중 선택받은 단 몇 마리만이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단순한 관상용 물고기를 넘어, 전통과 미적 가치, 희소성을 인정받는 고부가가치 생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비단잉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