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200억 작품이 5600억 대작 제쳤다…3일 연속 1위 질주 중인 ‘한국 영화’

2025-06-0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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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으로 뭉친 이색 히어로들의 반란

한국형 초능력 히어로물을 표방한 영화 ‘하이파이브’가 국내 박스오피스 정상을 사흘 연속 지키며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제작비 200억 원 규모의 이 작품은 5600억 원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을 꺾고 1위 자리를 고수하며 한국 영화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하이파이브' 특별출연 배우 현봉식. / 유튜브 'KBS Entertain'
'하이파이브' 특별출연 배우 현봉식. / 유튜브 'KBS Entertain'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하이파이브’는 지난 3일 하루 동안 17만3112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누적 관객 수 64만4224명을 기록했다. 같은 날 ‘미션 임파서블’은 13만5517명을 모아 2위에 그쳤고, 3위는 8만5507명을 동원한 ‘신명’이 차지했다. ‘하이파이브’는 개봉 초반부터 입소문을 타며 주말 관객 수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으며, 가족 단위 관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파이브’는 영화 ‘과속스캔들’ ‘써니’ 등으로 관객들에게 익숙한 강형철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장기이식을 소재로 삼아 다섯 명의 평범한 인물이 각기 다른 장기를 이식받고 초능력을 갖게 된다는 설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심장, 폐, 신장, 간, 각막을 이식받은 주인공들이 초능력을 얻게 되고, 그 힘으로 의문의 세력에 맞서 팀을 이뤄 싸운다는 독특한 스토리라인이 시선을 끌고 있다.

출연진 역시 화려하다.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오정세, 박진영, 신구 등 다양한 세대의 배우들이 참여해 캐릭터의 개성과 깊이를 더했다. 특히 악역 영춘을 박진영과 신구가 각각 젊은 시절과 노년 시절로 분담 연기하면서 서사에 입체감을 불어넣었다.

‘하이파이브’는 한국형 초능력 영화라는 장르적 실험과 함께, 코믹함과 인간적인 정서를 동시에 녹여낸 점이 관객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주인공들이 처음에는 어설픈 능력에 당황하고 좌충우돌하지만, 서로를 통해 성장하며 진정한 팀워크를 완성하는 과정은 극 전반에 걸쳐 따뜻한 공감을 유도한다. 초능력이 단순한 ‘힘’이 아닌, 각자의 상처와 결핍에서 비롯됐다는 설정은 현실적인 감정을 자극하며 한국 관객에게도 익숙하고 친근한 정서로 다가간다.

‘하이파이브’ 포스터. / NEW 제공
‘하이파이브’ 포스터. / NEW 제공
‘하이파이브’ 스틸컷. / NEW 제공
‘하이파이브’ 스틸컷. / NEW 제공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세계관 설정과 CG 활용도 주목을 받고 있다. 장기이식이라는 생물학적 요소에 신화와 전설, 고대의 벽화까지 결합된 설정은 영화의 세계관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여기에 현실감 있는 CG와 과장되지 않은 액션 연출, 생활밀착형 유머가 어우러지면서 오락성과 몰입감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흥행 요인으로는 강형철 감독에 대한 관객 신뢰와 입소문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족 단위 관람이 가능한 코믹 액션이라는 점도 흥행세를 견인하고 있다.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유아인은 작품에 정상 출연했으나, 마약 사건으로 인해 공식 홍보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케미스트리와 팀워크가 잘 어우러지며 관객의 몰입을 이끌어내고 있다.

‘하이파이브’ 예매율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4일 오전 기준 실시간 예매율에서는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가 29.4%로 1위를 기록했지만, ‘하이파이브’는 여전히 강세를 유지 중이다. 향후 주말 관객 동향에 따라 100만 관객 돌파도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영화가 거대 자본을 앞세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의 정면 승부에서 우위를 점한 것은 오랜만이다. ‘하이파이브’의 흥행은 신선한 소재, 안정된 연출, 현실적 공감 요소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가 여전히 한국 관객에게 먹힌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튜브, KBS Entertain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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