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WRC 빛내던 포드 핫해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2025-06-0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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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포드, 피에스타 ST와 포커스 ST 등 핫해치 모델 단종... 소형 해치백도 생산 중단 예정

포드가 유럽 시장에서 인기 있는 핫해치 모델을 더 이상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원(Motor1)에 따르면 유럽 포드가 피에스타 ST, 포커스 ST 등의 고성능 모델은 물론 해치백 라인업 전체를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이번 결정은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의 전략적 변화와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드 포커스 ST. / 유럽 포드
포드 포커스 ST. / 유럽 포드

소형 해치백이 주력인 유럽 시장에서는 이들 모델이 경제성과 성능을 겸비한 차량으로 인식돼왔다. 또한 포커스와 피에스타는 WRC에서 맹활약하며, 고성능 소형 해치백 구매자들의 눈길을 이끄는 차량이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인해 이 두 모델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포드는 앞서 피에스타의 생산을 지난해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소형차 시장에서의 철수를 예고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포커스 모델 역시 2025년쯤 단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는 포드가 전반적인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섰음을 의미한다. 특히 내연기관 차량의 비중을 줄이고 전기차로의 전환에 집중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포드 유럽의 관계자는 이번 결정을 두고 "변화하는 시장 환경과 고객의 요구에 맞춰 사업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소형 해치백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와 전기차로의 빠른 전환이 주요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유럽 시장에서는 소형 해치백의 비중이 점차 줄고 있는 상황이며, 대신 SUV와 크로스오버가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WRC에 출전 중인 M-스포트 포드 월드 랠리팀의 경주용 차량 역시 소형 SUV인 퓨마다.

콜린 맥레이가 운전하던 1세대 포드 포커스 RS WRC 경주용차. / WRC
콜린 맥레이가 운전하던 1세대 포드 포커스 RS WRC 경주용차. / WRC

포드가 이처럼 전통적인 내연기관 모델, 특히 핫해치에서 손을 떼는 이유는 단순히 판매량 감소 때문만은 아니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유럽 자동차 업계 전반에 걸친 흐름이다. 유럽연합은 2035년까지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라인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드 역시 2030년까지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승용차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이러한 전환 과정에서 포드의 기존 고객층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핫해치 모델을 선호했던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만족시킬 대안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포드 측은 전기차 기반의 고성능 모델을 개발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포드의 전기 SUV 카프리. / 유럽 포드
포드의 전기 SUV 카프리. / 유럽 포드

이번 결정은 단순히 포드 브랜드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유럽 시장에서 소형차가 사라지는 현상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얼마나 빠르게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전기차로의 전환은 단순히 동력원의 변화를 넘어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기준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제는 성능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성, 충전 인프라, 유지 비용 등이 중요한 선택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포드가 핫해치 시장에서 철수하는 동안, 다른 제조사들은 여전히 이 시장을 유지하거나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는 i20 N과 i30 N 라인업을 통해 소형 성능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또한 폭스바겐은 골프 GTI와 같은 전통적인 핫해치 모델을 전기차로 변환해 시장에 내놓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핫해치라는 카테고리가 단순히 사라지기보다는 새로운 형태로 변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편, 포드는 이번 결정과 함께 유럽 내 공장 운영에도 변화를 줄 계획이다. 독일 자를루이 공장에서 생산되던 포커스 모델의 단종과 함께, 이 공장은 전기차 생산 시설로 전환될 예정이다. 포드는 최근 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전기차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필수적인 구조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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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혁재 기자 mobomtaxi@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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