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에게 각별하게 좋아 '천연 정력제'로 불리는 나물이자 약초
2025-06-1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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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건강은 물론 관절염 등에 특효로 알려진 한국 식물
관절염, 신경통, 생리불순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통증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일상을 억누르는 장애물이다. 뻐근한 무릎, 욱신거리는 허리, 혹은 불규칙한 생리 주기로 인한 고통은 삶의 리듬을 흐트러뜨린다. 이런 증상에 오랜 세월 한방에서 주목받아온 약초가 있다. 우슬, 즉 쇠무릎 뿌리다. 우슬은 관절염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고개 숙인 남성에게도 좋은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슬은 비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초본 식물인 쇠무릎의 뿌리를 말한다. 이 식물은 한국을 포함해 일본, 중국, 타이완, 히말라야 등지에 분포한다. 북아메리카에도 귀화해 자란다. 줄기는 50~100cm까지 곧게 뻗으며, 마디가 볼록한 네모진 형태를 띤다. 잎은 마주나며 타원형 또는 난형으로, 8~9월에는 녹색 이삭꽃차례가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 핀다. 열매는 9월에 익으며, 휘어져 거꾸로 달리는 특징이 있다. 약재로 주로 쓰이는 부위는 뿌리다. 우슬은 뿌리의 형상이 소의 무릎을 닮았다고 해서 ‘쇠무릎’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한방에서는 간과 신경으로 들어가 효능을 발휘한다고 본다.
우슬의 약리 작용은 그 성분에서 비롯된다. 우슬에는 사포닌과 다량의 칼슘이 함유돼 있으며, 이 성분들이 관절염, 신경통, 생리불순 등에 효과를 낸다. 사포닌은 항염증 작용과 진통 작용을 통해 관절염, 특히 류머티스성 관절염이나 타박상으로 인한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동물실험에서도 우슬의 진통 효과가 확인됐으며, 이는 관절통이나 신경통 환자들에게 특히 유익하다. 칼슘은 뼈와 관절 건강을 지원하며, 골격 쇠약이나 통증 완화에 기여한다. 또한 우슬은 자궁 수축을 증강하고 혈관을 확장해 일시적인 혈압 강하를 유도하며, 약한 이뇨 작용도 띤다. 이런 성분들은 신장의 결격으로 인한 소변 문제나 고혈압으로 인한 두통, 어지럼증, 안화(눈앞이 흐릿해지는 증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동의약물학’에 따르면, 회우슬(중국산)은 관절염 치료에 특효가 있고, 천우슬은 근육과 피부의 피로, 신경통에 기력 회복과 강장 효과를 낸다.
우슬의 효능은 관절염 외에도 다양하다. 한방에서는 생리불순, 어혈성 생리통, 산후통, 타박상, 풍습성 관절염, 코피, 객혈, 입안 발진 등에 사용된다. 신경통, 부인병, 임질 치료에도 효과가 있으며, 이뇨 작용으로 부종 완화에도 쓰인다. 민간에서는 어린싹을 나물로 먹기도 하지만, 약재로는 주로 뿌리를 사용한다. 다만 설사, 자궁출혈, 임신부에게는 사용을 피해야 한다. 대표적인 한방 처방으로는 관절염 치료에 쓰이는 우슬탕과 고혈압 완화에 사용되는 평간강압탕이 있다.
우슬은 남성 성기능 장애에도 도움을 준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우슬은 남성의 음위증을 치료하고 여성의 질 통증에 사용한다. 음위증은 성욕은 있으나 남성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않는 병증을 뜻한다. 현대적인 용어로 바꾸면 성기능장애나 발기 부전이라고 할 수 있다. 우슬이 ‘천연 성기능장애 치료제’로 불리는 이유다.
최미선 한약사는 울산저널i에 기고한 글에서 “우슬은 강력한 혈액순환제”라면서 “주로 하반신으로 흐르는 혈액순환에 좋은 효능을 보인다. 그래서 허리 이하의 질환에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다”고 말한다. 성기능 장애에 효과가 좋은 이유다.
또한 ‘동의보감’은 우슬이 노인의 요실금을 치료하고 골수를 보충하며 음기를 잘 통하게 한다고 소개한다. 아울러 머리카락이 희어지지 않게 하고 월경을 통하게 하고 허리와 등뼈가 아픈 것을 낫게 한다고 전하고 있다.
우슬을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뿌리를 달여서 차로 마시는 것이다. 11월쯤 뿌리를 캐내 깨끗이 씻어 건조한 뒤 말린 우슬 5~10g을 물 0.5리터에 넣고 절반이 될 때까지 달인다. 이를 하루 세 번, 식간에 나눠 마시면 신경통, 관절통, 생리불순, 부인병에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시대 백과사전인 ‘임원경제지’는 우슬의 싹과 잎을 삶아 신맛을 없애고 기름과 소금으로 조리해 나물로 먹는 방법도 소개한다. 우슬을 황주(탁주)에 찐 뒤 약재물로 끓여 돼지껍데기와 함께 묵으로 만드는 조리법도 있다. 이 묵은 돼지껍데기의 콜라겐과 우슬의 약리 성분을 결합해 관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우슬의 맛은 약간 달고 점액성이 있다. 건조한 뿌리를 달이면 부드럽고 약간의 단맛이 느껴지며, 점액질 특성상 목 넘김이 매끄럽다.
우슬로 술을 담글 수도 있다. 약간의 쓴맛과 단맛이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풍미를 준다. 다만 우슬의 점액성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어떤 이들은 끈적한 질감을 좋아하지만, 생소한 사람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