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 뛰어넘었다…출시 2주 만에 불티나게 팔린다는 '한국 라면'
2025-06-12 09:55
add remove print link
불닭볶음면보다 스코빌 지수 높아
SNS를 중심으로 화제
식품업계가 최근 극강의 매운맛을 앞세운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매운맛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NS를 타고 번지는 체험 후기, 유튜브에서 쏟아지는 ‘도전 먹방’, 그리고 매운맛 마니아들의 입소문이 더해지며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매운맛의 강도를 숫자로 환산한 스코빌 지수마저 기존 인기 제품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며 사람들의 호기심은 더 커지고 있다.
오뚜기는 열라면에 소고기 큐브, 계란 스크램블, 청양고추를 추가해 매운맛을 강화한 'WOW 고기열라면'을 오는 17일부터 판매한다. 이에 앞서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WOW 컵면' 2종을 체험할 수 있는 ‘88인 체험단’을 모집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열라면은 오뚜기 제품 중 가장 매운 라면이었지만, 지난달에는 더 높은 스코빌 지수를 가진 신제품 ‘라면의 맵쏘디’를 선보였다. ‘맵쏘디’는 ‘맵다’와 ‘랩소디(rhapsody)’를 결합한 이름으로, 매운맛 라면의 새로운 이야기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스코빌 지수는 6000으로 농심 신라면(3400)이나 삼양식품 불닭볶음면(4404)보다 높은 수치다.
출시 2주 만에 낱개 기준 18만 개가 넘는 판매고를 올린 맵쏘디는 매운맛 라면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스코빌지수 6000 라면은 얼마나 매울까', '맵찔이의 리뷰' 등 체험 영상이 공유되며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오뚜기 외에도 주요 식품기업들은 앞다퉈 매운맛을 강조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진라면은 지난해 9월 매운맛 제품의 스코빌 지수를 기존 2000에서 3000으로 상향 조정해 리뉴얼했다. 농심은 짜파게티에 중국식 매운맛인 마라 소스를 추가한 ‘마라맛 짜파게티’를 출시해 마라 열풍을 반영했다. 마라 특유의 얼얼하고 중독성 강한 맛은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비빔면 시장도 매운맛 전쟁에 뛰어들었다. 오뚜기는 배, 홍고추, 동치미를 갈아 만든 비빔장에 매운맛을 더한 ‘배홍동칼빔면’을 내놓았다. 마름모꼴 도삭면 형태의 면발로 두껍고 얇은 식감을 동시에 구현했다. 삼양식품은 ‘맵탱’ 시리즈를 통해 비빔면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큐베브 후추와 특제 고추장소스를 활용한 ‘맵탱 쿨스파이시 비빔면 김치맛’을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은 기존 김치보다 32배 매운맛을 구현한 실비 김치 ‘습김치’를 정식 출시하며 매운맛 시장에 뛰어들었다. 온라인에서 매운맛 마니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이 제품은 출시 첫 달에 2만 개 이상 판매되며 인기를 입증했다.
시장 전반을 보면, 이 매운맛 열풍은 일시적인 유행이라기보다 장기화된 트렌드에 가깝다. 진라면, 짜파게티, 배홍동비빔면 등 브랜드 대표 제품들이 앞다퉈 더 매운 버전을 출시하고 있고, 김치까지 ‘극한 매운맛’을 구현한 제품으로 확장되고 있다.
매운맛을 유발하는 캡사이신은 아드레날린과 엔도르핀 분비를 자극해 일시적인 스트레스 해소와 집중력 향상 효과를 유도한다. 강한 감각 자극은 스트레스로를 해소시키고 기분 전환에 도움을 준다는 신경생리학적 설명도 뒤따른다.
유튜브와 SNS에서 ‘먹방’ 인플루언서들이 매운맛 도전에 나서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매운맛 소비는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잡았다. 삼양 불닭볶음면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게 된 배경에도 이 같은 ‘매운맛 챌린지’의 유행이 있다. 전 세계 소비자들이 불닭의 매운맛에 도전하는 영상이 확산되면서 브랜드 인지도는 크게 상승했다. 이 인기를 바탕으로 삼양식품은 지난해 1조 7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5% 성장했다.
그러나 매운맛의 과도한 상업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위장 부담, 고령층과 어린이의 기피, 건강식 트렌드와의 충돌 등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캡사이신 과다 섭취는 위 점막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하거나 기존 위장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고, 쓰림이나 복통,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