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뭉치처럼 생겼는데…장마철 집안에서 수백마리씩 나오는 ‘반전 생물’ 정체
2025-06-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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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습한 집 점령하는 불청객의 정체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집안 곳곳에서 솜뭉치 같은 모습의 생물체가 발견되고 있다. 이 생물의 정체는 바로 '집유령거미'로, 한번 번식하기 시작하면 수백 마리씩 집안을 점령하는 골칫거리다.
최근 유튜버 다흑은 자신의 채널을 통해 집유령거미의 실태를 공개했다. 그는 "5월부터 가구나 전자제품 뒤쪽에 거미줄이 쌓이고 먼지가 많이 쌓여 있는 모습을 볼 텐데, 그 생물의 정체는 바로 집유령거미"라고 설명했다.

작은 몸집에 긴 다리, 강한 번식력
집유령거미는 몸길이가 2mm 정도로 매우 작지만 다리 길이는 10-20mm에 달한다. 짧은 몸에 얼굴이 작고 다리가 길어 특징적인 외형을 보인다. 몸의 색깔은 백황색, 갈색 등 다양하며 주위 환경이나 영양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이 거미의 가장 큰 특징은 강한 번식력이다. 암컷은 알집을 입으로 물고 다니는데, 하나의 알집에는 100마리 이상의 알이 들어있다. 다흑은 "빠르면 실내에서 거의 1-2주 만에도 태어나는 것 같다"며 "어느 순간 그 안에서 새끼 거미들이 진짜 수백마리씩 터져 나와서 집안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고 설명했다.

해충 퇴치 효과는 미미...위생 문제에 사람 물기도
집유령거미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시각적으로 불쾌감을 준다. 다흑은 "바퀴벌레나 파리 같은 것들을 먹어주긴 하지만 시각적으로 봤을 때 되게 불쾌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위생이다. 이 거미가 치는 거미줄은 방사형으로 지저분하게 펼쳐지는데, 여기에 먼지가 쉽게 쌓인다. "거미줄이 나름 끈적거려서 먼지가 많이 쌓이고, 그러다보면 기관지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거미줄은 길게는 60cm 이상까지 펼칠 수 있으며, 불규칙한 모양으로 지어진다. 좁으면 지름 5-10cm, 넓으면 70cm에 이르는 집을 짓는다. 문제는 이 거미줄에 먼지가 걸리기 시작하면 주변으로 먼지가 계속 몰려들어 먼지 덩어리가 된다는 점이다.

집유령거미는 사람을 물 수도 있다. 다흑은 "얘네도 나름 거미라고 사람을 물 수가 있다"며 "독이 있어서 물리게 되면 피부가 따끔따끔하다고 하니까 주로 어린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물렸을 경우 좀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빨이 매우 작아 사람 피부를 거의 뚫지 못하며, 드물게 물리더라도 통증이나 붓기 등 증상은 매우 경미하고 며칠 내 자연 치유된다.
일각에서는 집유령거미가 바퀴벌레나 모기를 잡아준다고 하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하다. 다흑은 "바퀴벌레나 모기들이 그렇게 잘 사라지는 건 아니고, 모기를 잡는 건 본 적이 없다"며 "그나마 먹을 수 있는 게 바퀴벌레 정도인데, 바퀴벌레는 그냥 약 몇 번 뿌리거나 세스코 부르는 게 훨씬 빠른 퇴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구독자들은 이 생물의 반전 정체에 "엄정 작아서 그냥 손으로 비비면 사라지는 애들이라 신경을 안 썼는데 독이 있었군요", "믿었는데, 그래서 항상 살려줬었는데!", "집에서 본 적 있는데 너무 하찮아서 안 잡고 그냥 뒀음" 등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집유령거미 서식 환경과 생활 습성, 효과적인 퇴치 방법은?
집유령거미는 습하고 어두운 곳을 선호한다. 대체로 구석에서 지내며, 낡은 집이나 폐가, 창고 등 사람의 접촉이 적은 곳에 많다. 하지만 대한민국 집 치고 이런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 곳이 거의 없어 거의 모든 집에서 발견된다.
정주성 거미답게 거미줄에 걸린 먹이만 먹으며, 직접 사냥하지는 않는다. 거미줄에 걸린 먹이는 독액을 주입한 뒤 거미줄로 감싸거나 그 상태로 먹는다. 새끼일 때는 사람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성체가 되면 다리 길이를 포함해 20-30mm까지 자란다.
집유령거미를 퇴치하려면 환경 개선이 핵심이다. 다흑은 "집안을 잘 환기시키고 최대한 좀 건조하게 해두고, 또는 약을 주기적으로 뿌려주면서 퇴치하는 게 가장 깔끔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는 자주 환기하고 집안에 햇볕을 쬐는 것이 중요하다. 이 거미가 가장 좋아하는 환경이 습하고 어두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주기적인 청소와 정리정돈도 필수다. 먼지와 거미줄을 꼼꼼히 제거하고, 오래된 박스나 잡동사니를 정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집유령거미가 많다는 것은 집에 먹이인 날벌레가 많고 어둡고 습한 환경이라는 뜻이므로, 근본적인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기적으로 청소, 환기, 채광을 통해 습하지 않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장마철을 앞두고 집안 곳곳을 점검해 집유령거미의 서식지를 미리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습기가 많은 욕실, 창고, 다용도실 등은 더욱 신경써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