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없이도 성공했다…전 세계를 중독시킨 한국 라면의 정체

2025-06-1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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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와 어깨를 나란히 한 유일한 K-푸드 브랜드.
틱톡 팔로워 100만, 글로벌 캠페인 조회수 1억 회 — K-팝 스타 모델 없이 달성한 성과다.

틱톡에서 삼성·현대 다음 순위… K-푸드 브랜드로는 이례적

지난 6월 16일, 삼양식품은 자사 불닭 글로벌 틱톡 계정의 팔로워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불과 6개월 만에 2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로, 삼성전자(512만), 현대자동차(112만)에 이어 한국 브랜드 계정 중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더 놀라운 점은 이 모든 성과가 연예인 모델이나 K-팝 마케팅 없이도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이는 BTS 진을 모델로 앞세운 오뚜기 진라면과는 전혀 다른 전략이다.

BTS 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한국 라면 자료 사진. / 오뚜기, 위키트리
BTS 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한국 라면 자료 사진. / 오뚜기, 위키트리

BTS 모델 없어도 되는 이유: ‘불닭’ 자체가 콘텐츠다

오뚜기는 BTS 진이라는 글로벌 슈퍼스타를 브랜드 모델로 기용해 팬덤 마케팅을 전개했다. 반면 삼양은 불닭을 제품 그 자체가 놀이가 되고, 이야기로 확장되는 콘텐츠로 만들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불닭 소스를 활용한 글로벌 숏폼 캠페인이다. 직장, 학교, 연애 등 일상 속 스트레스 상황에서 불닭을 먹고 감정을 해방하는 14편의 영상 시리즈는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에 게시돼 누적 1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단순한 제품 광고를 넘어, “매운맛 = 감정 해방”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내러티브형 콘텐츠가 전 세계 팬들에게 통했다.

인도네시아 매장에 진열된 한국 라면. / Kharisma Padmanegara-shutterstock.com
인도네시아 매장에 진열된 한국 라면. / Kharisma Padmanegara-shutterstock.com

팬이 브랜드 세계관을 만든다: 자발적 챌린지와 레시피 콘텐츠

불닭은 자연스럽게 팬 주도의 콘텐츠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미국, 필리핀, 태국 등지에서 유행 중인 ‘불닭 챌린지’는 “얼마나 맵게 버틸 수 있느냐”는 형식의 참여형 놀이 콘텐츠로 발전했다.

뿐만 아니라, tvN <지구오락실 시즌3>에 참여한 최재영 작가의 불닭 리믹스 레시피는 MZ세대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이 레시피는 기존 라면 조리법을 탈피해 비주얼과 풍미를 모두 잡은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성됐으며, 수많은 SNS 인증 콘텐츠로 이어지며 브랜드의 자산으로 축적되고 있다.

tvN '지구오락실 시즌3' / tvN Joy
tvN '지구오락실 시즌3' / tvN Joy
tvN '지구오락실 시즌3' / tvN Joy
tvN '지구오락실 시즌3' / tvN Joy

해외 인플루언서들이 먼저 반응한 ‘편의점 콘텐츠’

이와 함께 한국 편의점 콘텐츠 자체가 하나의 관광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통적인 명소보다 한국 편의점에서 불닭을 끓여 먹는 경험이 외국인 틱톡커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해외 인플루언서들은 삼각김밥, 컵빙수, 캐릭터 패키지, 라면 자동 조리기 등 한국만의 편의점 문화에 반응하며 "일상이 곧 콘텐츠가 되는 나라"로서의 한국 이미지를 확산시키고 있다. 불닭은 그 중심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K-푸드’로서의 위상을 굳히고 있다.

출처 KBS 뉴스

삼양식품, 소비자와 함께 브랜드 세계관을 만든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은 불닭의 매운맛을 ‘해방감’이라는 감정 키워드로 시각화한 콘텐츠였다”며, “Z세대가 자발적으로 반응하면서 불닭을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올 하반기에도 SNS 기반 참여형 마케팅을 강화해, 브랜드 중심이 아닌 콘텐츠 중심의 확장 전략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순한 제품 판매가 아닌, 브랜드 세계관에 소비자를 초대하는 구조를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불닭볶음면 자료사진 / Jirapan switch-shutterstock.com
불닭볶음면 자료사진 / Jirapan switch-shutterstock.com

“브랜드를 파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판다”

현재 불닭볶음면은 전 세계 80여 개국에 수출, 누적 판매량 40억 개를 돌파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K-푸드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는 K-팝 스타 없이도 브랜드 스토리와 소비자 주도형 콘텐츠로 세계적 팬덤을 구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삼양의 불닭은 “브랜드를 파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판다”는 현대 마케팅 트렌드를 가장 잘 반영한 사례다.

home 윤지혜 기자 jyoon98@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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