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뒤에 일장기가?…한일정상회담서 국기 뒤바뀐 이유

2025-06-1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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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한일 정상회담 참석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7일(현지 시각) 캐나다에서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에 참석한 가운데, 양국 국기 위치가 뒤바뀐 이유에 눈길이 쏠렸다.

G7 정상회의장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 / 연합뉴스
G7 정상회의장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 / 연합뉴스

회담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의 좌측에, 이시바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우측에 앉았다. 반면 태극기는 우측에, 일장기는 좌측에 게양되어 정상들의 위치와 정반대로 배열됐다.

이 같은 배치에 대해 대통령실은 "그동안 정상회담의 관례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회담에서 한국이 주최국 역할을 맡았으며, 이는 양국이 교대로 진행하는 순서에 따른 것이다.

이날 대통령실은 언론에 배포한 '양자회담 시 국기와 정상의 위치 관례' 공지를 통해 "양자회담에서 대다수 국가는 자국이 호스트일 때는 국기 배치에 있어서는 상석(오른쪽)을 양보하지 않는다"며 태극기가 우측에 놓인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정상들의 좌석 배정은 다른 원칙이 적용됐다. 대통령실은 "그러나 정상의 자리 배치에 대해서는 손님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호스트 국가의 정상이 타국 정상에게 상석인 오른쪽 자리를 양보해 온 것이 그동안의 관례"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가 도착하기 전까지 우측 자리를 비워두고 좌측에서 대기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대통령실은 과거 사례도 함께 제시했다. "다만 예외적으로 간혹 국기의 자리도 호스트 국가 상대에게 양보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각각 주최국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과 회담할 때 국기와 정상 자리 모두 우측을 양보했던 사례를 공개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 취임 14일 만에 성사된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어서 오십시오"라며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고, 이시바 총리도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두 정상이 기념촬영을 위해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작은 에피소드가 발생했다.

이시바 총리는 가져온 서류를 테이블에 둔 후 이재명 대통령에게 자리를 바꾸자는 손짓을 했다. 일본 국기 앞에 본인이 서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위치를 바꾼 후 엄숙한 표정으로 촬영에 임하던 이시바 총리는 일본 측 수행단에게 자리가 바뀐 사실을 전해들은 뒤 재빨리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양국 정상은 함께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서로 자리를 바꾸며 환하게 웃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 / 연합뉴스
서로 자리를 바꾸며 환하게 웃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 / 연합뉴스

이날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복잡한 전략적 환경 하에서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더욱 견고하고 성숙한 양국 관계 구축에 합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는 일본과 한국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한다"며 "마치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집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견의 차이들이 있지만 그런 차이들을 넘어서서 한국과 일본이 여러 면에서 서로 협력하고, 서로에게 도움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총리는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대단히 기념비적인 해"라며 "대통령님과 저, 그리고 정부 간, 기업 간뿐만 아니라 국민 간 교류도 더 많이 활성화되고 양국 간 협력과 공조가 세계를 위해 더 많은 도움이 되는 관계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성사됐다.

유튜브, MBCNEWS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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