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도 초희귀종... 오죽하면 서식지까지 천연기념물로 보호할 정도

2025-06-1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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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희귀 새 발견... 환경단체 일곡공원 특례사업 공사 중단 요구

환경단체가 광주 북구 일곡공원 특례사업 부지에서 팔색조가 발견되자 공사 중단과 함께 후속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광주시는 공사 중단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혀 양쪽의 갈등이 예상된다.

광주 북구 한새봉서 발견된 팔색조 / 광주환경운동연합 제공
광주 북구 한새봉서 발견된 팔색조 / 광주환경운동연합 제공

광주환경운동연합은 19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팔색조가 관찰된 한새봉은 일곡공원 특례사업 부지로, 현재 개발 공사가 진행 중"이라며 "환경영향평가서와 사후환경영향평가서에는 팔색조 서식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법적 보호종이 확인되면 공사를 즉시 중단하고 피해 예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환경 당국이 즉각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팔색조 서식 여부를 조사했지만 공사 중단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문헌조사에서 과거 팔색조 서식 기록이 있었지만, 현장조사에서는 발견되지 않아 서식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팔색조가 발견된 지점은 개발 부지와 약 1㎞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본다"며 "법정보호종이 확인된 만큼 개발사로부터 피해예방계획서를 받아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했다.

팔색조 / 뉴스1
팔색조 / 뉴스1

참새목 팔색조과에 속하는 여름 철새인 팔색조는 전 세계적으로 희귀한 새다.

한국, 중국 동부, 일본, 대만 등지에서 번식하고 겨울에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보르네오로 이동해 월동한다. 몸길이는 16~20㎝, 무게는 68~155g이며, 검은색, 녹색, 푸른색, 빨간색, 크림색 등 7~8가지 색깔의 깃털이 특징이다. 머리 꼭대기는 갈색에 중앙에 검은 선이 있고, 눈썹 선은 크림색이 도는 황갈색, 턱과 배는 크림색, 등은 푸른빛 올리브색, 아랫배부터 꼬리까지는 선명한 빨간색이다. 긴 분홍색 다리와 짧은 꼬리를 상하로 까딱이는 습성이 있다. 햇빛에 따라 깃털이 더 다채로운 색으로 빛난다. 덕분에 팔색조는 무지개처럼 화려한 외모로 잘 알려져 있다.

팔색조는 주로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원시림, 어두운 계곡, 해안, 섬, 내륙 경사지의 잡목림과 활엽수림에서 단독으로 생활한다. 바위틈이나 나무줄기 사이에 타원형 둥지를 만들며, 5~8월 번식기에 크림색 바탕에 엷은 자줏빛 갈색 얼룩무늬가 있는 알 4~6개를 낳는다. 포란 기간은 16~18일이다. 경계심이 강해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으며, 땅 위를 걸으며 곤충을 먹는다. 이 새는 특히 조용한 환경을 선호하며, 인간의 활동이 많은 지역에서는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한국엔 제주도, 거제도, 진도, 보길도, 금오도 등 남해안 도서지역과 함평의 활엽수림에서 소수가 번식한다. 2002년 제주도에서 46개체가 확인됐으며, 남해안 도서지역에서도 소수 서식한다. 팔색조는 전 세계적으로 2500~1만개체 정도만 남아 있는 희귀종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취약종(VU)으로 분류된다.

팔색조 / 뉴스1
팔색조 / 뉴스1

국내에서는 2005년부터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해 보호한다. 천연기념물 제204호로 지정됐다. 거제 학동의 동백림과 팔색조 번식지는 천연기념물 제233호로 보호받는다. 국제적으로는 CITES Ⅱ 부속서에 수록돼 거래가 규제된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허가 없이 포획, 채취, 훼손하거나 죽이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3000만 원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팔색조의 서식지는 농경지 확장, 벌목, 도로 건설, 산림훼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특히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는 개체 수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팔색조는 울창한 숲과 습한 계곡처럼 특정 환경에 의존하기에 이러한 환경이 훼손되면 생존이 어려워진다. 경계심이 강해 사람의 활동이 늘어나면 서식지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개발 지역 근처에서 팔색조가 발견된 것은 이 지역의 생태적 가치를 보여주는 중요 신호로 해석된다.

팔색조의 생태적 특성상, 이 새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서식지의 보존이 필수적이다. 특히 번식기인 5~8월에는 둥지와 알을 보호하기 위해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팔색조는 서식지 조건이 적합할 경우 번식 성공률이 높아질 수 있지만, 반대로 서식지가 파괴되면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 광주시의 후속 대책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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