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공격] 유엔 사무총장 "전 세계에 재앙 가져올 수도“

2025-06-2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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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1일(현지시각) 감행된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미 벼랑 끝에 내몰린 지역에서의 위험한 확전"이자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은 미국이 이란의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에 위치한 3개 핵시설을 공습한 것과 관련해 성명을 발표하며 "미국이 이란에 대해 무력을 사용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분쟁이 급속히 통제 불능 상태로 빠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민간인은 물론 해당 지역과 나아가 전 세계에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성명에서 유엔 회원국들에게 긴장 완화와 유엔헌장 및 기타 국제법 규범 준수를 촉구하며 "지금과 같이 위험천만한 시기에는 혼돈의 악순환을 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사적 해결책은 없다"며 "앞으로 나아갈 유일한 길은 외교"라고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공습이 중동 지역의 불안정을 심화할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우리는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비행기가 이란 영공을 벗어났으며, 포르도 주요 시설에 최대치의 폭탄이 투하됐다"며 "모든 비행기가 안전하게 귀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공습이 "완전하고 철저하게" 이란의 주요 핵시설을 파괴했다고 주장하며, 이란이 평화 협상을 하지 않을 경우 추가 군사 행동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번 공습에서 B-2 스텔스 폭격기를 사용해 포르도 핵시설에 GBU-57 대형관통폭탄(Massive Ordnance Penetrator), 이른바 '벙커버스터'를 투하했으며, 이스파한과 나탄즈 시설에는 해군 잠수함에서 발사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션 해니티 폭스뉴스 진행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 후 포르도 시설에 6개의 벙커버스터 폭탄과 30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사용됐다고 전했다. 미국 관리는 초기 폭격 피해 평가(BDA)에 대해 포르도 시설이 더 이상 가동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란 측은 국영 IRNA 통신을 통해 포르도, 이스파한, 나탄즈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확인했으나, 핵 프로그램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국영 TV에 출연한 한 관리는 "핵시설의 물질이 이미 사전에 옮겨져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란 외무부 장관 아바스 아락치는 미국의 군사 개입을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비판하며, 이란이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이 지난 13일부터 시작한 이란 핵시설 및 군사 기지에 대한 공격에 동참한 첫 사례인 이번 미국의 공습은 중동 지역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군 방어 체계를 무력화하고 나탄즈의 주요 우라늄 농축 시설과 테헤란 인근의 원심분리기 생산 시설 등을 공격하며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차단하려 했다. 이스라엘군은 특히 나탄즈의 원심분리기 생산 시설이 "광범위하게 파괴됐다"고 밝혔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 시설에 핵물질이 없어 오염 위험은 없었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이스라엘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포르도 농축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미국의 GBU-57 벙커버스터 폭탄을 요청했다. 이 무기는 200피트 깊이의 지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강력한 폭탄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포르도 시설의 깊은 지하 구조로 인해 공습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공습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구테흐스 총장은 유엔 회원국들이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공습을 감행한 것에 대한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켄 마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은 "미국인들은 전쟁을 원하지 않으며, 헌법을 무시하고 전쟁으로 끌어들이는 대통령을 원하지 않는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습을 "눈부신 군사적 성공"이라고 평가하며 이란이 평화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2일 펜타곤에서 열릴 기자회견에서 작전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공습은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JCPOA)에서 미국을 탈퇴시킨 이후 이란과 미국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발생했다. 이란은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를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2021년 나탄즈 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Stuxnet)과 물리적 사보타주를 포함한 이전 공격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방해해 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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