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딸이 발견해 경찰 신고... 순천의 한 아파트에서 끔찍한 사건 발생
2025-06-2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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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살해하고 사망한 남편

아내를 흉기로 살해한 40대 남성이 극단 선택으로 사망했다.
28일 전남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10분께 전남 순천시 소재 아파트 11층 집 안에서 40대 남성 A씨가 아내인 3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찔렀다. 범행 직후 A씨는 극단 선택을 했다. 어머니가 흉기에 찔려 쓰러져 있는 것을 목격한 10대 자녀가 구조 당국에 신고했다.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해 위독한 상태의 두 사람을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숨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시민단체 한국여성의전화가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 내 여성살인 사건(미수 포함)을 분석한 보고서 ‘2024년 분노의 게이지’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배우자나 연인 등으로부터 생명을 잃은 여성의 수는 모두 181명이다. 살해 미수 피해자까지 포함하면 374명에 이른다. 하루 평균 1.5명의 여성이 가까운 남성으로부터 생명을 위협받은 셈.
이들 사건의 특징은 피해자가 홀로 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함께 피해를 당한 자녀 등 주변인이 95명에 달해 가정 전체가 위험에 노출되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피해자 중 17.5%는 이미 경찰에 폭력 신고를 하거나 보호조치를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공적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비극을 막지 못한 것이다.
가해자들은 대부분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여성의전화 분석에 따르면 가해자는 피해자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살인을 저질러도 되는 소유물로 인식한다. 일종의 권력관계 속 폭력인 셈이다.
2009년부터 관련 통계를 집계해온 여성의전화는 16년간 비슷한 사건으로 숨진 여성이 최소 156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경찰이 지난해 공개한 살인사건 분석 자료를 보면 피의자 778명 중 192명(24.6%)이 배우자나 연인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하지만 성별 구분이 없어 여성 피해자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국제적으로도 이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유엔 자료(2020년)에 따르면 전체 살인사건에서 남성 피해자가 80%를 차지하지만, 배우자나 연인 간 살인에서는 여성 피해자가 80%에 달한다. 유엔은 각국에 이런 폭력의 실태 파악과 예방책 마련을 권고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