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멀리서 지켜보려 한다”...홍원기 감독, SNS로 마지막 인사 전해

2025-07-1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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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 통보 이후 SNS 통해 팬들에게 작별 인사

키움히어로즈를 떠나는 홍원기 감독이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홍원기 전 키움히어로즈 감독 / 연합
홍원기 전 키움히어로즈 감독 / 연합

홍원기 전 감독은 지난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키움히어로즈에서의 지도자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직접 팬 여러분께 인사드릴 기회가 없어 이렇게 SNS를 통해 글로나마 마음을 전한다"라며 글을 올렸다.

그는 “2009년 코치로 시작해 17년이라는 시간을 이 팀과 함께했다”며 “감독실을 정리하며 지난 순간들이 떠올랐다. 2022년 한국시리즈에 다시 올랐을 땐 전율이 돌았고, 감독으로서 첫 승을 거뒀던 날의 기쁨, 100번째 승리를 달성했던 날의 책임감도 여전히 선명하다”고 돌아봤다.

특히 “송성문 선수가 코치 시절 입단해 이제는 주장이 된 모습을 보며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걸 느낀다”며 소회를 밝혔다.

팬들에게도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퇴근길마다 응원해주신 분들, 손편지와 선물, ‘원기 매직’ 플랜카드, 캐릭터 키링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다”며 “댓글과 메시지 하나하나 직접 답하진 못했지만 다 읽었다. 큰 힘이 됐다”고 했다.

홍 전 감독은 “이제는 야구장 밖에서, 조금 멀리서 팀을 지켜보려 한다”며 “그래도 마음만은 여전히 그라운드를 향해 있다. 언젠가 다시 마주치게 된다면, 그때는 저도 한 명의 팬으로서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부족한 저에게 늘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하며 감사 인사를 남겼다.

홍원기 전 감독 인스타그램 캡처
홍원기 전 감독 인스타그램 캡처

현대 유니콘스에서 현역 생활을 마친 홍 전 감독은 2009년 넥센 히어로즈에서 1군 주루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21년 감독 지휘봉을 잡았고, 2년 차였던 2022년에는 키움을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후 주축 선수들의 미국 진출과 트레이드 이적 등이 이어지면서 팀 전력이 약화됐고, 성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올 시즌 전반기 기준 키움은 91경기에서 27승 3무 61패, 승률 0.307로 부진 중이다. 가을야구 진출은 사실상 무산됐고 9위 두산 베어스와의 격차도 10.5경기까지 벌어지며 3년 연속 최하위 위기에 놓였다.

결국 키움은 지난 14일 홍원기 감독과 고형욱 단장의 동반 경질을 발표했다. 김창현 수석코치 역시 보직에서 해임됐다.

키움은 후반기부터 설종진 퓨처스팀 감독을 감독대행으로 선임해 시즌을 이어간다. 1군 수석코치는 당분간 공석으로 유지된다.

다음은 홍원기 감독 SNS 글 전문.

안녕하세요, 홍원기입니다.

키움히어로즈에서의 제 지도자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습니다.

직접 팬 여러분께 인사드릴 기회가 없어, 이렇게 SNS를 통해 글로나마 마음을 전합니다.

감독실을 정리하다 보니 많은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더군요.

2022년, 그 가을 무대에 다시 올랐던 순간엔

정말 전율이 돌고,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감독으로서 처음 승리를 거뒀던 날의 긴장과 기쁨,

감독 취임을 공식 발표했던 날의 설렘도 아직 선명합니다.

그리고 부산에서 거둔 100번째 승리.

숫자 ‘100’이 주는 무게와 책임감이 그날 따라 유난히 크게 다가왔던 기억도 납니다.

돌이켜보면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2009년 코치로 시작해 어느덧 17년이라는 시간을 이 팀과 함께했습니다.

코치 시절 입단했던 송성문 선수가

이제는 주장으로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보니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최근 팬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많은 댓글과 메시지들,

하나하나 직접 답변드리진 못했지만 모두 읽었습니다.

그 안에 담긴 진심 어린 응원과 따뜻한 말들,

정말 큰 힘이 되었고, 깊이 감사드립니다.

긴 시간 동안 성적과 관계없이

늘 퇴근길을 뚫고 응원하러 와주시던 팬분들,

뛰어와 선물을 건네주시던 분들,

그리고 손편지로 마음을 전해주시던 분들까지…

그 마음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 팬분이 직접 만들어 관중석에서 들고 계셨던 ‘원기 매직’이라는 플랜카드,

저를 닮았다고 정성껏 만들어주신 캐릭터 키링, 어린 학생팬들이 감사하다며 건네던 편지들과 선물

그 외에도 수많은 응원과 따뜻한 마음들이

지금도 하나하나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그런 팬분들 덕분에 끝까지 힘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야구장 밖에서, 조금 멀리서 이 팀을 지켜보려 합니다.

그래도 마음만은 여전히 그라운드를 향해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마주치게 된다면,

저도 그날은 한 명의 팬으로서 누구보다 큰 박수를 보낼 겁니다.

우리 선수들, 남은 시즌 다치지 말고

끝까지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팬 여러분도 선수들을 믿고, 마지막까지 뜨거운 응원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애써주신 구단 현장 직원 여러들분께도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늘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 홍원기 드림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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