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총기 사고' 며느리·손주 2명 앞에서 아들 살해한 아버지, 범행동기 밝혔다
2025-07-2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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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잔치 열어 준 아들 집 찾은 60대 남성, 사제총기로 아들 살해
인천 송도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30대 아들을 사제총기로 살해한 60대 아버지가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를 밝혔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살인 및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된 A 씨는 이날 조사에서 30대 아들 B 씨를 살해한 배경으로 '가족 간 갈등'을 언급했다. 그는 "가정 불화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21일 정례 언론 간담회에서 "범행 동기는 가족 간의 불화에 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피의자가 자세한 진술은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전체적인 범행 과정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사건은 지난 20일 오후 9시 31분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소재 아파트 33층에서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는 피해자인 B 씨를 비롯해 그의 배우자인 며느리, 손주 2명, 그리고 지인들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날은 가해자 A 씨의 생일이었으며, 아들 B 씨가 아버지의 생일 축하를 위해 집으로 초대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축하 분위기는 순식간에 참극으로 바뀌었다.
수사 결과 A 씨는 불법 사제 총기를 사용해 산탄 2발을 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씨는 가슴 부위에 총을 맞고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범행 직후 도주한 A 씨는 경찰의 추적 끝에 21일 새벽 0시 20분쯤 서울에서 붙잡혔다.
경찰 체포 직후 A 씨는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위치한 자신의 거주지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이 현장을 수색한 결과,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용기, 우유팩 등을 이용한 사제폭탄 15개가 점화시스템과 연결된 채 발견됐다.
이 폭발물들은 21일 정오에 터지도록 타이머가 맞춰져 있어, 만약 제거하지 못했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A 씨의 차량에서도 추가 증거들이 나왔다. 조수석과 뒷좌석 트렁크에서 범행에 사용된 총기 2정 외에 별도로 제작된 총신 9개가 더 발견됐다. 그의 주거지에서도 총기 제작용으로 추정되는 금속 파이프 5~6개가 압수됐다.
경찰은 A 씨가 총기의 몸체와 손잡이 부분을 개인적으로 제작하고, 탄환만 외부에서 구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의 정확한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 범죄 프로파일링 전문가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프로파일링팀은 A 씨가 총기를 언제부터 제작하기 시작했는지,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는지, A 씨와 아들 사이의 갈등이 어떤 배경에서 시작됐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또한 경찰은 A 씨의 정신건강 상태에 대해서도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사기관은 향후 프로파일링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법적 혐의를 확정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응책 마련에도 나설 예정이다.
현재 A 씨는 인천 연수경찰서에서 살인 혐의와 총포관리법 위반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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