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기록 넘었다… 1205km 달린 전기차, 배터리는 한국산

2025-08-0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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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DI 배터리 채택한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 1회 충전으로 1205km 주행

전기차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주행거리는 소비자가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특히 배터리 기술이 발전했음에도 실주행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느냐가 전기차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다. 이런 가운데 루시드 모터스의 플래그십 세단 ‘에어’가 단 한 번 충전으로 1205km를 주행하며 전기차 주행거리 기록을 새롭게 썼다.

◆ 산악 고도 차 활용해 효율 극대화한 1205km 주행

1회 충전 시 최장 거리 주행 기네스 기록을 갈아치운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 / 루시드 모터스
1회 충전 시 최장 거리 주행 기네스 기록을 갈아치운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 / 루시드 모터스

기네스 월드레코드 공식 발표에 따르면,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 모델은 1회 충전으로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출발해 독일 뮌헨까지 총 1205km 거리를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 구간은 알프스 산악 지대와 저지대가 섞여 해발 고도 차이가 약 1300m에 달한다. 운전자는 현지 기업가 우밋 사반치(Umit Sabanci)로, 총 주행 시간은 약 13시간 30분이다.

이전까지 기네스에 기록된 세계 최고 기록은 2017년 테슬라 모델 S P100D가 세운 1077km였지만, 루시드는 이보다 약 130km를 더 주행해 기록을 갱신했다.

이번 기록은 전기차가 단순히 ‘이론상’ 주행거리를 넘어, 실제 도로 환경에서 극한 조건을 활용해 얼마나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한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고도 차를 이용한 회생 제동 시스템 활용이 에너지 효율 향상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내리막길에서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기술 덕분에 배터리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루시드 측은 “이번 기록은 양산형 차량과 표준 배터리를 사용해 달성한 것으로, 극한 상황에서 전기차 주행 거리의 잠재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 113kWh 배터리 기반, 경량화와 고효율 시스템 더해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러에 적용된 삼성 SDI 21700 원통형 배터리. / 삼성 SDI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러에 적용된 삼성 SDI 21700 원통형 배터리. / 삼성 SDI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러는 113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으며, 삼성SDI가 공급하는 고밀도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한다. 배터리 셀은 고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조합으로 에너지 밀도가 높고, 실리콘 복합 음극 기술을 적용해 수명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주행 거리뿐만 아니라 최고 출력 831마력, 최고 시속 270km의 성능을 내는 고성능 전기 모터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차체는 알루미늄과 고강도 합금으로 경량화를 극대화했다. 공기역학적 설계는 항력 계수를 0.21까지 낮춰 효율을 높였으며, 이로 인해 고속 주행 시에도 배터리 소모가 최소화됐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800V 고전압 아키텍처를 채택해 전력 효율을 극대화한다. 300kW급 충전기로 약 20분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또한 주행 상황에 맞춰 동력을 분배하고 회생 제동을 최적화하는 인공지능 기반 알고리즘이 탑재돼, 최적의 주행 거리를 실현할 수 있었다.

◆ 전기차 시장 판도 바꿀 신기록…국내 영향도 주목

기네스 기록 갱신 후 기념 사진을 촬영중인 관계자들. / 루시드 모터스
기네스 기록 갱신 후 기념 사진을 촬영중인 관계자들. / 루시드 모터스

전 CEO이자 현재 루시드의 전략 기술 고문을 맡고 있는 피터 롤린슨은 "전기차 성공의 핵심은 높은 효율성에 있으며, 이를 통해 경량화와 실내 공간 확보,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이번 기록은 유럽의 WLTP(960km)나 미국 EPA(830km) 등 공식 주행 거리 인증보다 20% 이상 긴 수치다. 일반적으로 인증 기준은 엄격한 시험 환경에서 측정돼 실제 도로 상황과 차이가 크지만 이번 기네스 기록은 양산 차량을 실제 산악 도로에서 주행한 결과라 신뢰도가 높다.

해당 차종의 배터리 제조사인 삼성 SDI도 이번 주행거리 신기록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 삼성 SDI는 이번 기록에 대해 "자사 배터리의 고용량·장수명·고출력 성능이 입증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루시드는 올해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고급 세단인 에어뿐만 아니라 중형 전기 SUV ‘그래비티’ 출시도 예고하며 라인업을 강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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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혁재 기자 mobomtaxi@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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