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탔는데…3회 연속 0%대 ‘최저’ 기록한 의외의 한국 드라마

2025-08-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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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방 0.6% 이후 연속 3회 만에 자체 최저 기록한 드라마
시청자 호평 일색인데 시청률 0%대 못 벗어나는 의외의 작품

채널A 토일드라마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가 첫 번째 대리 여행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부여의 고즈넉한 풍경과 진한 가족 서사가 어우러지며 안방극장에 감동과 힐링을 선물했지만, 시청률은 아쉽게도 0%대에 머물렀다. 입소문과 호평에도 불구하고 3회 연속 0%대라는 기록은 이 작품이 처한 아이러니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채널A '여행을 대신 해드립니다' 방송 장면 일부 / 유튜브 'play 채널A'
채널A '여행을 대신 해드립니다' 방송 장면 일부 / 유튜브 'play 채널A'

“비밀은 풀렸다, 진실은 단순했다”

지난 9일 방송된 3회에서는 강여름(공승연 분)이 의뢰인 케이트와 똑같이 닮은 한복 명인 지숙(김혜화 분)을 만나며 시작된 미스터리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처음엔 경계하던 지숙이 서서히 마음을 열고, 그 속에 숨겨진 가족의 진실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지숙의 딸 진주가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로 엄만 바느질을 못해요. 평생 미워했다고 해요”라고 말한 대목은, 평생 쌓여온 오해와 상처를 암시했다. 이연석(김재영 분)이 던진 ‘도플갱어’와 ‘오컴의 면도날’ 힌트가 결정적인 실마리가 되었고, 여름은 마침내 케이트가 보낸 배냇저고리와 염주팔찌 영상을 통해 모든 진실을 깨달았다.

채널A '여행을 대신 해드립니다' 방송 장면 일부 / 유튜브 'play 채널A'
채널A '여행을 대신 해드립니다' 방송 장면 일부 / 유튜브 'play 채널A'

사연은 가슴 아팠다. 케이트는 지숙의 쌍둥이 동생이었으며, 병든 지숙을 살리기 위해 태어나자마자 염주나무 아래 버려졌던 것. 평생 어머니에게 미움받았다고 오해했던 지숙은, 사실은 그 모든 것이 자신을 살리기 위한 깊은 사랑이었음을 알게 되고 오열한다. 이 장면은 방송 직후 시청자들의 SNS에 “함께 울었다”는 글이 이어질 만큼 강한 여운을 남겼다.

부여의 풍경, 마음을 꿰맨 한 땀 한 땀

채널A '여행을 대신 해드립니다' 방송 장면 일부 / 유튜브 'play 채널A'
채널A '여행을 대신 해드립니다' 방송 장면 일부 / 유튜브 'play 채널A'

드라마는 단순히 비밀을 푸는 데 그치지 않았다. 지숙이 마음의 문을 연 후 다시 바느질을 시작하고, 케이트를 위해 한복을 준비하는 장면은 ‘회복’과 ‘치유’의 의미를 한 땀 한 땀 꿰매듯 담아냈다. 오구엔터 식구들이 공항에 나와 50년 만의 자매 재회를 준비하는 장면은 첫 번째 대리 여행의 완벽한 엔딩이었다.

또한 부여의 염주나무 숲, 백마강 유원지, 전통 한옥 등이 스토리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들의 감정이 흐르는 무대이자 이야기의 일부로 기능하며, ‘힐링 디톡스 드라마’라는 수식어에 설득력을 더했다.

유튜브, play 채널A

첫 번째 여행을 마친 여름은 ‘썸머’라는 대리 여행 전문 여행사의 새로운 의뢰를 수락하며 인생 2막을 예고했다. 두 번째 의뢰인인 레트리버 ‘지니’의 등장은 4회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호평과 시청률의 엇갈림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날 방송 시청률은 0.2%. 첫 방송 0.6%, 2회 0.3%에 이어 3회 연속 0%대이자 자체 최저다. 그러나 시청자 반응만큼은 호평 일색이다.

채널A '여행을 대신 해드립니다' 방송 장면 일부 / 유튜브 'play 채널A'
채널A '여행을 대신 해드립니다' 방송 장면 일부 / 유튜브 'play 채널A'

“모처럼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드라마를 만나서 너무 좋아요 잘 볼게요”, “부여가 조용하면서 여행하기에도 좋고 볼거리도 많은데 이렇게 드라마에서 나오니까 너무 반가웠어요”, “쉼표 같은 드라마...여운이 잔잔하게 남아 좋아”, “여름이가 승연 배우 같아 더 맘이 가는 드라마예요. 시청률이 더 오르면 좋겠지만 워낙 드라마가 많아서…힐링드라마 많이들 보면 좋겠어요”, “감독님 힐링샷 너무 좋아요. 장면 장면마다 나도 떠나고싶은”, “스토리만 좀 빠르게 전개되면 더욱 재미있을 듯”, “예쁜 드라마라 기다려져요”, “따뜻하고 잘 만들어진 드라마네요” 등 긍정적인 평이 줄을 이었다. 다만 몇몇 시청자들은 “스토리 전개가 조금만 빨라지면 더 좋겠다”는 조언도 내비쳤다.

채널A '여행을 대신 해드립니다' 방송 장면 일부 / 유튜브 'play 채널A'
채널A '여행을 대신 해드립니다' 방송 장면 일부 / 유튜브 'play 채널A'

따뜻하고 서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펼쳐지는 대리 여행 이야기는 자극적인 소재가 주류인 현재 드라마 시장에서 분명 차별성이 있다. 다만 그 진가가 시청률로 바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채널A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는 오늘(10일) 밤 9시 20분 방송되는 4회에서 두 번째 대리 여행의 막을 올린다. 강여름과 ‘지니’가 함께 떠날 새로운 여정이 시청률 반등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채널A 새 토일드라마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1회(08.02) 0.6%

-2회(08.03) 0.3%

-3회(08.09) 0.2%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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