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전...암울한 과거 딛고 승부차기 선방쇼로 인간 극장 찍은 '이 선수'

2025-08-1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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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크리스탈 팰리스가 리버풀을 꺾고 커뮤니티 실드 우승

지난 10일 열린 잉글랜드 FA 커뮤니티 실드에서 크리스탈 팰리스가 리버풀을 꺾고 우승했다. 이는 창단 120년 만의 첫 커뮤니티 실드 우승이다.

2023 딘 헨더슨(좌), 2025 딘 헨더슨(우)  /  딘 헨더슨 인스타그램
2023 딘 헨더슨(좌), 2025 딘 헨더슨(우) / 딘 헨더슨 인스타그램

경기는 팽팽했다. 리버풀은 대형 영입생 플로리안 비르츠과 위고 에키티케를 필두로 매서운 공격을 감행하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4분 에키티케가 감각적인 슛으로 먼저 팰리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팰리스도 팀의 간판 스타 에베레치 에제와 간판 스트라이커 장 필리프 마테타를 필두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17분 팰리스의 마테타가 페널티킥을 성공하며 동점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곧바로 리버풀이 다시 우세를 잡았다. 전반 21분 제레미 프림퐁이 크로스 같은 역동적인 궤적의 슛으로 역전골을 만들어 냈다. 이후 경기는 스코어를 유지한 채 지속되다가 팰리스가 또 한 번 반격했다. 전반 페널티킥을 얻어냈던 이스마일라 사르가 후반 32분 리버풀의 골망을 흔들며 2대2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연장전 없이 돌입한 승부차기에서는 크리스탈 팰리스가 우세였다. 주인공은 골키퍼 딘 헨더슨이었다.

헨더슨은 리버풀의 2번 키커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 4번 키커 하비 엘리엇과의 승부차기를 막아내는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팰리스의 우승을 이끌었다.

헨더슨은 승부차기 직전 자신의 물통에 쓰여진 메모를 바라보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찍혀 화제가 됐다. 정황 상 낙서는 상대 선수들의 슛 패턴을 적어 놓은 것으로 추측된다. 그는 승부차기 도중 모자를 썼다 벗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자신감을 드러내 팰리스 팬들의 열광적인 함성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퍼포먼스하는 헨더슨   / 딘 헨더슨 인스타그램
퍼포먼스하는 헨더슨 / 딘 헨더슨 인스타그램

헨더슨은 리버풀의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스 출신이다. 그는 어린 나이에도 성인팀에 서드 키퍼로 이름을 올릴 만큼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결국 쟁쟁한 골키퍼들 사이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임대 생활을 전전해야 했다. 부상도 잦았다. 지난 2021년 4월 그는 엉덩이 부상을 당하며 그 여파로 1년 미뤄진 유로 2020 최종 명단에서도 낙마했으며, 2023년에는 부상으로 시즌아웃 판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역경에도 불구하고 지속된 재활 치료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2023-24 시즌부터 크리스탈 팰리스에 영입된 그는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며 자신의 진짜 재능을 입증하기 시작했다.

발밑을 활용한 빌드업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 헨더슨이지만 대신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슈퍼 세이브를 해낸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에 따르면 그의 페널티킥 선방률은 57%에 달한다. 무려 10번 중 5번 이상을 막아내는 셈이다. 골키퍼에게 가장 중요한 선방 능력 만큼은 매우 뛰어난 선수란 뜻이다.

크리스탈 팰리스 우승 / 크리스탈 팰리스 인스타그램
크리스탈 팰리스 우승 / 크리스탈 팰리스 인스타그램

재능을 만개하지 못하며 맨체스터 유니이티드를 떠난 헨더슨은 이제야 제자리를 찾은 듯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2024-25 잉글랜드 에미레이츠 FA컵에서 매 경기 뛰어난 선방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끈 데 이번 커뮤니티 실드에서도 우승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는 이번 시즌에도 맹활약을 예고했다.

home 유민재 기자 toto7429@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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