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이례적…하이브도 떨게 만든 '재계의 저승사자' 정체 뭐길래?
2025-08-1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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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1개 팀만 투입하지만, 이번 '2개 팀' 투입은 매우 이례적
국세청이 하이브에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조사4국을 '2개 팀'이나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필드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국세청은 연예기획사 하이브를 대상으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2개 팀 규모로 예고 없이 투입해 관련 회계자료 등을 일괄 예치해 분석하는 특별(비정기)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세무업계에서는 이번 조사 규모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본다. 조사4국은 '재계의 저승사자', '기업의 중수부'로 불릴 만큼 국세청 내에서도 혐의가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기업에만 투입되는 부서다. 그렇다 보니 1개 팀을 투입하는 것만으로도 기업 입장에서는 두려운 상대다.
그런데 이번 세무조사는 2개 팀이 투입돼 국세청이 사건을 얼마나 중대하게 보고 있는지 방증한다. 조사 기간도 최소 90일에서 최대 120일까지 오랜 기간 진행될 예정이며 상황에 따라서 더욱 확대될 수 있다.

하이브는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세무대리인으로 선임해 대응 중이다. 하이브 관계자는 "세무조사가 진행 중인 사항으로 회사 차원 입장을 내기가 어렵다"고 필드뉴스에 밝혔다.
이번 세무조사는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지난달 29일 국세청이 발표한 '주식시장 불공정 행위 탈세자'에 한해 27개사를 상대로 벌인 기획 세무조사에 포함된 것과 관련 있다. 하이브는 지난 2019년 이른바 '4000억원 사기적 부정거래' 의혹과 관련해 벤처캐피털 등 기존 하이브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 계획이 없다고 속인 뒤 자신과 관계 있는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팔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
지난달 24일 경찰은 서울 용산구 하이브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역시 지난달 16일 방시혁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으며,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서울남부지검의 지휘 하에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일 방시혁 의장은 전 세계 하이브 사내 구성원에게 이메일로 "구성원분들께서 느끼실 혼란과 상실감, 우려가 얼마나 클지 감히 가늠하기조차 힘들다"며 사과를 구한 뒤, "이미 금융 당국의 조사시에도 상장 당시 상황에 대해 상세히 소명했듯이 앞으로의 조사에도 성실히 임해 다시 한번 소상히 설명드리겠다"며 이번 세무조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조사4국은 '대통령의 칼'이라는 별명을 지녔을 정도로 서울지방국세청 내에서도 가장 특수한 조직이다. 정기·일반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다른 부서와 달리 심층 세무조사와 특정 혐의를 포착한 뒤 벌이는 기획 세무조사만 맡는다.
조사 대상은 대부분 대기업, 재벌 총수 일가, 대형 비자금 사건, 역외탈세 등 국가 차원의 굵직한 사안들이다. 버닝썬 게이트, 박연차 게이트, 론스타 사건, 전·현직 대통령 관련 수사, 루나코인 폭락 사태, 세월호 참사 등 나라를 뒤흔든 사건들에 직접 투입된 전력이 있다.
조사4국 공무원들의 권한도 상당하다. 교차조사를 명목으로 전국 어디든 비정기조사를 나갈 수 있으며 해외 현장에 나가 정보 수집도 수행한다. 검찰·경찰·국정원 등과 직접 정보를 주고받으며 수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현재는 경제계와 법조계 모두에게 두려움의 상징이다. 조사4국이 움직인다는 소식만으로도 업계는 초긴장 상태가 된다. 다른 지방국세청에도 유사 기능을 하는 조직이 있지만 서울청 조사4국의 정보력·수사력·영향력은 압도적이다. 특히 2개 팀이 동시에 투입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까닭에 하이브 조사에 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