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3일간만 열린다… 별빛 아래서 즐기는 여름밤 '숲속 산책길'
2025-08-1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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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
낮에만 걷던 숲을 밤에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열린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오는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광릉숲의 여름밤을 배경으로 한 특별 야간 개방 행사 ‘여름밤! 광릉숲’을 개최한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평소 관람이 제한된 시간대에 개방되는 이번 행사는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운영되며 온 가족이 함께 광릉숲의 생물다양성과 야간 생태환경의 매력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번 개방 기간에는 별빛 아래 숲길을 걸으며 낮과는 다른 풍경과 소리를 만날 수 있다. 밤에 활동하는 곤충과 동물, 여름밤 특유의 서늘한 공기까지 더해져 색다른 자연 체험이 가능하다.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준비됐다. ‘별빛 아래 숲의 시간을 걷다’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야간 전시원 산책 프로그램은 해설과 함께 어둠 속 숲을 천천히 걸으며 식물과 생물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또 ‘밤이 살아나는 시간’을 주제로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 등 야간 곤충을 만나보고 맑은 하늘 아래 별자리 관측을 즐길 수 있다. ‘여름밤 당신을 기다린 숲’ 프로그램에서는 개구리, 매미, 새소리 등 여름밤에만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자연의 소리를 채집해 듣는 시간이 마련된다.
행사 전 과정에는 전문 해설사가 동행하며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 연못 포토존에서는 기념 촬영도 가능하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오는 8월 12일부터 14일까지 국립수목원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할 수 있다. 하루 40명씩 추첨으로 선정한다.

광릉숲은 경기도 포천과 남양주에 걸쳐 있는 국내 대표 생태 보고이자,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귀중한 자연유산이다. 국립수목원을 중심으로 수리봉(해발 536.8m)과 죽엽산(해발 600.6m)이 감싸 안은 분지형 지대에 자리하며 약 560년 동안 왕실의 묘역이자 관리림으로 보존돼 사람 손길이 거의 닿지 않았다. 서어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가 어우러진 활엽수림에서 전나무·잣나무 조림지와 소나무 숲까지 다양한 수종이 분포하며 계곡과 완만한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숲의 경관이 한층 더 깊은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이곳에는 983종의 식물과 3932 분류군의 곤충, 187종의 조류를 포함해 총 6251여 분류군의 생물이 서식한다. 크낙새, 장수하늘소 등 21종의 천연기념물과 19종의 법정보호종이 살아가는 국내 최고 수준의 생물다양성 공간으로, 우리나라 중부지역에서 보기 드문 활엽수 극상림을 유지하고 있는 점에서 학술적·생태적 가치가 크다. 앞서 이곳에서는 멸종위기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장수하늘소 15마리를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방사하기도 했다.
국립수목원은 이번 야간 개방을 통해 광릉숲의 고요한 밤과 살아 있는 생태계를 시민들이 직접 경험하길 바라고 있다. 관계자는 “여름밤의 숲이 주는 고유한 감각과 생명의 소리를 가족과 함께 느끼며 자연의 가치를 공유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