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 아니다…최근 다이소·편의점서 매출 한 방에 올린 뜻밖의 '이것'

2025-08-1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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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판매 첫 주 대비 둘째 주 매출 82.2% 증가
소용량·저렴한 가격 가성비 제품 경쟁력 비결

국내외 식품계 부동의 일인자는 여전히 불닭볶음면이지만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와 가성비 바람이 불면서 신흥 강자가 등장했다. 바로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이다. 다이소뿐 아니라 편의점까지 건기식 판매 경쟁에 뛰어들었고 저렴한 가격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사용해 만든 사진입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사용해 만든 사진입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와 GS25는 최근 전국 5000~6000곳의 점포를 통해 본격적으로 건기식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말 판매를 시작한 GS25는 도입 초기임에도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판매 첫 주(7월 31일~8월 5일) 대비 둘째 주(8월 6~11일) 매출이 82.2% 증가했다.

GS25 제공
GS25 제공

GS25는 주요 제약사, 건강식품 전문기업과 손잡고 비타민, 유산균, 오메가3, 간 건강 제품 등 30여 종을 준비했다. 이에 따라 인지도 높은 브랜드의 상품을 1주~1개월 단위 소용량 패키지로 구성해 5000원대라는 부담 없는 가격에 선보였다.

CU 역시 지난달부터 판매를 시작해 2주 동안(7월 28일~8월 11일) 누적 판매량이 약 5만 개에 달한다. CU는 종근당 9종, 동화약품 2종 등 총 11종을 판매 중이다.

편의점보다 앞서 다이소는 올해 초부터 3000원과 5000원 균일가에 건기식을 내놨다. 현재 전국 200여 개 점포에서 대웅제약, 종근당 등과 협업해 60여 종을 판매 중이며 약국 가격 대비 최대 5분의 1 수준의 가격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CU 제공
CU 제공

가성비 건기식이 주목받는 이유로는 역시 치솟는 물가가 꼽힌다.

소비자들이 큰 비용 없이 소용량 제품으로 건강을 챙기려 하고 몸에 맞는지 시험해 보고 싶은 심리를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일상 속 간편한 건강 관리 수요가 늘면서 근거리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편의점과 다이소의 건기식 판매가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또 건강기능식품을 소용량 단위로 경험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이 강화되면서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고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성비 소용량 건기식은 효과뿐 아니라 심리적 만족감까지 제공하고 있다. 평소 관심이 있었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망설였던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20년 6조 1822억 원에서 지난해 7조 3438억 원으로 성장했고 2028년에는 8조 291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건기식 시장 진출 6개월째를 맞은 다이소가 판매 중인 건기식을 어느덧 30여 종에서 60여 종으로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판매 지점도 200개에서 1200여 개로 6배나 증가했다.

입점 업체도 다양해졌다. 론칭 초기 얼마 없었던 입점 업체는 현재 LG생활건강, 안국약품, 오브맘 등으로 확대했다.

종류를 늘리면서 매출도 늘었다. 건기식이 포함된 식품 카테고리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성장했다. 다이소의 주력 상품이 생활용품과 뷰티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눈에 띄는 수치라고 볼 수 있다.

길거리에 늘어선 동네 약국들 / 뉴스1
길거리에 늘어선 동네 약국들 / 뉴스1

흥미로운 점은 다이소 같은 생활용품점과 편의점이 건기식 시장에 뛰어들면서 제약 업계의 분위기도 전보다 자유롭게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경기 성남에는 창고형 약국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이곳을 시작으로 수도권에는 점차 비슷한 약국이 확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성남시에 문을 연 창고형 약국은 약 460㎡(140평) 규모로, 51개 분류에 걸친 2500개 이상의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일반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반려동물 의약품과 사료뿐 아니라 염색약, 구강세정제, 기능성 화장품 등 생활용품도 함께 판매한다. 모든 의약품은 효능별로 진열돼 있어 찾기 쉽고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은 아직 취급하지 않는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대형마트처럼 소비자가 직접 가격과 효능을 비교하며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해열제, 진통제, 소염제, 소화제, 감기약, 영양제 등 모든 약품에는 가격표가 부착돼 있어 즉석에서 가격 비교가 가능하다. 덕분에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고를 수 있다.

판매 가격은 일반 약국보다 대체로 20~30% 저렴하며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더욱 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이는 대량 구매를 통해 공급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구조다. 또 365일 연중무휴로 운영하며 늦은 밤까지 영업해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제약업계는 이러한 창고형 약국의 등장을 피할 수 없는 변화로 보고 있다. 올해 초부터 제약사들이 다이소에 입점해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한 사례처럼 새로운 유통 방식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다이소 입점 초기에는 약사회의 반발로 논란이 있었지만 동국제약과 안국약품 등도 참여하며 새로운 판매 채널로 자리 잡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복약 지도가 부족해질 수 있고 약물 오남용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대형 약국이 개설되면서 소비자 환영과 함께 의약품 오남용, 지역 약국 붕괴 등 약사단체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유통 구조 변화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은 전문가, 소비자 등 의견 수렴과 외국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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