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사원, 외동아들…청도 열차 사고 사망자 유족들 오열
2025-08-1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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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선 철로 인근에서 시설 안전 점검에 투입됐다가 사고
경북 청도 열차 사고 사망자들의 사연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19일 오전 경북 청도군 화양읍 경부선 철로 인근에서 시설 안전 점검에 투입됐다가 열차에 치인 근로자 2명이 숨졌다.
이 가운데 1명은 올해 입사한 30대 신입 직원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사망자는 외동아들로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고 희생자인 이 모(37) 씨와 조 모(30) 씨의 시신은 같은 날 오후 청도군 한 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타지에서 급히 달려온 이씨의 가족은 담담한 표정으로 장례식장에 들어섰지만, 안치실 앞에서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한 채 문 앞에 서성이다 빈소로 돌아섰다.

차마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하지 못한 채 자리에 앉아있던 유족은 회사 관계자들이 찾아오자 결국 오열했다. 업체 관계자들 역시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조 씨 유족도 뒤이어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조씨는 올해 입사해 선배인 이 씨와 팀을 이뤄 안전 점검 업무를 맡아왔다.
회사 측은 “두 직원 모두 성실한 근로자였다”며 “이번 사고는 업체를 운영하면서 처음 겪는 인명 피해”라고 울먹였다. 이어 “현장에는 철도 운행 관리자와 신호수, 담당 감독까지 있었는데 왜 사고가 발생했는지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사고는 이날 오전 10시 52분쯤 발생했다. 동대구역을 출발해 경남 진주로 향하던 무궁화호 열차(1903호)가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철로에서 이동 중이던 근로자 7명을 치었다.
이 사고로 하청업체 직원 2명이 숨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7명 중 1명은 원청인 코레일 소속 직원, 나머지 6명은 하청업체 근로자로 확인됐다. 부상자들은 경주·경산·안동 지역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된 구조물 안전연구원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무전기가 울려 돌아봤는데 열차가 보이지 않아 오작동이라고 생각해 철로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은 곡선 구간인데다 숲이 우거져 열차가 잘 보이지 않은 곳이었다고 한다.
경북경찰청은 이번 사고의 원인 규명을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경찰은 현장 CCTV를 확보해 분석 중이며, 사고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