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뛰고 싶지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 출신 레전드, 24일 축구화 벗는다

2025-08-2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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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7시 K리그1 27라운드 홈경기서 은퇴식 진행

프로축구 FC서울의 상징 같은 존재였던 베테랑 고광민이 끝내 축구화를 벗는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꾸준한 성실함과 헌신으로 팀을 빛냈던 그는 오는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울산 HD전에서 공식 은퇴식을 치른다.

2015년 6월 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FC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1대0 승리를 거둔 FC 서울 차두리가 고광민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 뉴스1
2015년 6월 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FC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1대0 승리를 거둔 FC 서울 차두리가 고광민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 뉴스1

FC서울은 21일 “24일 오후 7시 K리그1 27라운드 홈경기에서 고광민의 은퇴식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경기는 고광민의 시축으로 시작되며, 그가 직접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특별한 시간도 준비됐다.

고광민은 2011년 FC서울 유니폼을 입은 뒤, 군 복무와 해외 무대 경험을 제외하고 10년 넘게 한 팀에서만 뛴 보기 드문 ‘원클럽맨’에 가까운 선수였다. 측면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수비와 공격을 오갔던 그는 뛰어난 전술 이해도와 꾸준한 활동량으로 팬들에게 ‘믿음직한 멀티 플레이어’로 각인됐다.

■ 성실함의 아이콘, FC서울의 영광을 함께하다

고광민은 서울 소속으로 K리그1 우승 2회(2012년·2016년), FA컵 우승 1회(2015년),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2013년)을 경험했다. 특히 2016년에는 K리그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며 커리어의 절정을 찍었다. K리그 통산 기록은 186경기 출전 5골 13도움. 화려한 개인 스탯보다도 팀을 위한 헌신과 꾸준한 기여로 더 높은 평가를 받아온 선수였다.

프로축구 FC서울 터줏대감 고광민, 24일 홈경기에서 은퇴식.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 연합뉴스
프로축구 FC서울 터줏대감 고광민, 24일 홈경기에서 은퇴식.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 연합뉴스

2023년부터는 말레이시아 사바FC로 이적해 2년 반 동안 해외 무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나이를 잊은 투혼으로 현지 팬들 역시 그의 성실함에 박수를 보냈다.

■ “더 뛰고 싶었지만, 여기서 마무리”

은퇴를 결심한 고광민은 지난달 24일 SNS를 통해 직접 팬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그는 “점점 나이가 들면서 기량이 떨어지는 걸 느꼈고, 은퇴를 결심해 마지막 1년을 서울에서 불태우려고 노력했다”며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 이어 “선수로서 더 뛰고 싶었지만, 여기서 마무리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2011년 처음 FC서울 입단했을 때 꿈꾸던 팀에 들어와 설렜지만, 동시에 큰 걱정도 있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며 기회를 잡았고, 좌절 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었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특히 2016년 전북과의 리그 최종전에서 거둔 극적인 우승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꼽았다. “그 우승은 나 혼자가 아닌 수호신 여러분, 팀 동료, 구단 관계자들이 함께 이룬 결과였다”며 팬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2015년 9월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9라운드 FC서울과 포항스틸러스의 경기에서 FC 서울 고광민과 포항 스틸러스 심동운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뉴스1
2015년 9월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9라운드 FC서울과 포항스틸러스의 경기에서 FC 서울 고광민과 포항 스틸러스 심동운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뉴스1

■ 팬들에게 바친 마지막 인사

고광민은 마지막 인사에서 “부족한 선수였지만 열심히 하는 선수로 기억해 주신다면 선수로서 모든 걸 이룬 것”이라며 “이제는 제2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그의 은퇴식이 열리는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단순히 한 선수의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자리가 아니라, 성실함과 헌신이 얼마나 큰 울림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FC서울 팬들뿐 아니라 K리그 팬들까지 고광민의 마지막 걸음을 지켜보며 아쉬움과 박수를 동시에 보낼 것으로 보인다.

꾸준함과 헌신으로 ‘레전드’라 불리기에 충분했던 고광민. 그는 더 이상 선수로서 그라운드를 누비지는 못하지만, 한국 축구사에 남은 이름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2021년 3월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1'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FC서울의 경기, 서울 기성용이 동점골을 넣은 후 고광민과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2021년 3월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1'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FC서울의 경기, 서울 기성용이 동점골을 넣은 후 고광민과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이하 지난달 고광민 은퇴 발표 인스타그램 글 전문.

안녕하세요 고광민입니다.

저는 은퇴를 하려고 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

2011년 처음 FC서울 입단했을 때 꿈꾸는 팀에 입단하여 너무 설렜지만 워낙 빅클럽이다 보니 걱정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라 생각했고 그 기회를 잡았지만 놓친 적도 많고 많은 좌절을 통해 FC서울이라는 팀에서 저는 성장했습니다.

두 번의 리그 우승과 한 번에 FA컵 우승을 이 팀과 경험했습니다. 특히 16년도 리그 우승은 제 평생 잊지 못할 우승이었고 리그 마지막 전북전은 저희 수호신 여러분과 팀 동료들 팀 관계자분들이 이룬 우승이라 생각합니다.

덕분에 저는 대표팀이라는 상상도 못한 꿈을 이루었고 리그 베스트11까지 큰 영광까지 이루었습니다. 잠시 군 문제로 팀을 떠나 있었지만 언제나 항상 응원하였습니다. 제대 후 저는 팀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했고 항상 저는 제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그런 선수가 되려고 했습니다. 점점 나이가 들면서 기량이 떨어지는 걸 느끼고 은퇴를 결심하고 마지막 1년을 서울에서 불태우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동계 때 해외에서 좋은 오퍼가 왔고 많은 고민을 하였지만 가족들을 위해 큰 결심하고 서울 구단에서 많은 배려해 주어 해외 진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2년 반 동안 사바FC에서 마지막을 불태웠고 후회 없이 플레이하였습니다. 선수로서 더 플레이하고 싶었지만 여기서 마무리하는 게 맞다고 판단하여 이런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를 아껴주시고 응원해 주신 많은 팬분 들과 사바FC 팬분들 특히 수호신 여러분 너무 감사드리고 부족한 선수였지만 열심히 하는 선수로 기억해 주신다면 저는 선수로서 모든 걸 이뤘다고 생각하면서 제2의 인생으로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정말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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