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 더 사둘 걸...일주일 만에 가격 91% 급등해 난리 난 '국민 수산물'
2025-08-29 17:02
add remove print link
어획량 늘었지만...경매 가격 폭등한 수산물 정체
금어기가 끝난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경매 가격 폭등으로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국민 수산물에 관심이 쏠렸다.

지난 28일 수협노량진수산 집계에 따르면, 27일 충남 태안산 대형 수꽃게(활어) 1㎏ 평균 낙찰가는 2만 700원을 기록했다. 금어기 해제 직후인 지난 22일 1만 800원과 비교하면 91.6% 치솟은 수치다.
전북 군산 수꽃게(활어·대)도 같은 기간 ㎏당 8200원에서 1만 7000원으로 107% 뛰었고, 충남 서천산은 9600원에서 1만 500원으로 9% 올랐다.
이런 급등세는 공급량 축소에서 비롯됐다. 지난 22일 노량진 수산시장에 들어온 대형 수꽃게(활어) 반입량을 보면 태안 566마리, 서천 610마리, 군산 410마리였다. 하지만 27일에는 태안 235마리, 서천 40마리, 군산 105마리로 급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꽃게가 항구에서 냉동 창고로 팔리는 물량이 늘어 내륙까지 오는 양이 줄었다"며 "지난해 가을과 올해 봄, 꽃게 흉년이었기 때문에 빈 창고를 채우기 위한 업자들의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제철 햇꽃게를 찾는 수요도 높아지면서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도 올해 서해 꽃게 전체 어획량은 지난해 대비 104~14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025년 가을 어기(8월 21일~11월 30일) 서해 꽃게 어획량을 최소 8200톤에서 최대 1만 1039톤으로 추산했다.
수산과학원 측은 올해 어획량 증가 배경으로 해양 환경 변화를 꼽았다. 서해 심층부의 차가운 바닷물이 작년보다 해안가와 남쪽 지역으로 더 넓게 퍼지면서 꽃게 서식지가 한곳에 모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어민들의 조업 효율성이 높아져 전체적인 어획량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가격 안정화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계절적 품질 차이 때문에 가을 꽃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수요가 공급을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와 올봄 흉어로 인한 '보복 소비' 심리까지 겹치면서 수요 증가폭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소비자들의 구매 열기도 뜨겁다. 지난 21~24일 이마트 꽃게 판매액은 작년 동기간(8월 22~25일) 대비 27%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40%, 홈플러스는 179% 신장세를 보였다.
현재 대형마트 3사는 사전 계약 물량을 바탕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이마트는 지난 21~24일 신세계포인트 적립 고객 대상으로 가을 햇꽃게를 100g당 788원에 팔다가 28일부터는 985원으로 조정했다. 홈플러스는 다음 달 3일까지 활꽃게를 행사 카드 결제 시 100g당 1090원에, 롯데마트도 같은 기간 행사 카드로 100g당 992원(20% 할인가)에 판매한다.
문제는 사전 확보 물량이 떨어지면 새로운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급단가 상승이 그대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대체재인 냉동 꽃게마저 오름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6일 수꽃게 냉동 중품은 ㎏당 2만 155원으로, 금어기 해제 전인 12일(1만 9238원)보다 4.7% 상승했다.
꽃게는 풍부한 살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수산물이다. 봄철 알이 가득한 암꽃게와 가을철 살이 단단한 수꽃게가 각각 제철 맛을 자랑하며, 꽃게탕·게장·꽃게찜 등 다양한 요리로 활용된다. 냉동 보관이 가능해 장기간 저장할 수 있어 수요가 안정적이다.
금어기 해제 이후에도 가격 상승과 유통업계의 치열한 경쟁은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다. 특히 추석 등 명절 수요까지 겹치면서 가격 변동성은 더욱 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