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재난 선포' 역대 최악 가뭄에…전국 소방차 행렬 이어졌다
2025-08-3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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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 50대 급수 지원 나서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강원 강릉시에 정부가 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전국 소방 동원령을 내리면서 31일 전국에서 모인 소방차 50대가 강릉에 집결해 급수 지원에 나섰다.

이날 오전 9시, 강릉시 연곡면 강북공설운동장에는 강원도 내 소방서뿐 아니라 서울, 인천, 경기, 경북 등 전국 각지에서 출동한 물탱크차 50대와 급배수지원차 1대가 모였다. 출동한 소방차들은 동해, 속초, 평창, 양양 등 인근 지역 소화전에서 물을 채운 뒤 홍제정수장에 쏟아붓는 방식으로 물을 공급하고 있다. 이날 오후 8시까지 총 2500톤의 급수가 계획됐고, 9월 1일부터는 더 큰 담수량을 지닌 물탱크 차량으로 교체해 하루 3000톤까지 공급할 예정이다.
소방청은 물탱크차를 활용해 급수 취약지와 생활거점을 순환하며 생수를 공급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정된 급수 지점에서 물을 받아갈 수 있다. 이번 조치는 30일 오후 7시, 행정안전부가 강릉 일대에 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이에 따라 소방청이 강릉시 급수 지원을 위해 국가 소방 동원령을 발령한 데 따른 것이다.
강릉시는 현재 생활용수 공급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5% 아래로 떨어지면서 제한 급수를 본격 시행했다. 이날 오전 7시 40분 기준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4.9%로, 전날보다 0.4%P 하락했다.
강릉시는 지난 20일부터 저수율이 25% 아래로 내려가자 아파트를 포함한 5만 3485가구의 수도 계량기 50%를 잠그는 제한 급수를 시행해왔다. 이후 15% 선이 무너지자 이날부터는 계량기 75%를 잠그는 추가 조치를 단행했다. 농업용수 공급도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비 소식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 9월 1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예보됐지만, 강원 영동 지역에는 고작 5mm 안팎의 적은 비만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은 이날 밤부터 수도권, 강원 내륙, 산지, 충청 지역에 비가 내릴 것이라 밝혔지만, 강릉을 포함한 영동 지역은 예외다.
강원 영동은 올해 들어 8월 29일까지 누적 강수량이 477.5mm로, 예년 같은 기간(960.1mm)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강릉은 404.2mm로, 평년 강수량(944.7mm)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4월 이후로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적은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다. 기상청은 강원 영동 지역에 최소 9월 10일까지도 뚜렷한 비 소식이 없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비가 더 오지 않을 경우,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4주 내 9.7%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10% 선도 위협하는 수준이다.
전날 오후, 이재명 대통령은 강릉 오봉저수지를 직접 방문해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이후 관계 부처에 즉각적인 재난 사태 선포와 함께 소방청을 통한 국가 동원령 발령을 지시했다. 자연재난 중 가뭄으로 인해 재난 사태가 선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31일 강릉시 홍제정수장에는 전국에서 모인 소방차들이 줄지어 물을 붓고 있었고, 오봉저수지 일대에는 바닥이 드러난 채 흙먼지가 날리는 상황이 이어졌다. 무더위 속 주민들의 고통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