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서 SNS 켠 권성동 “역대 최대 지역구 예산 확보” 자랑

2025-12-2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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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함께 강릉 시민에게 돌아갈 것”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시)이 '옥중 예산 성과'로 존재감을 알렸다. 재판받는 처지지만, 예산만큼은 정상 영업 중이라는 취지다.

지난 9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권 의원은 19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국회의원의 중요한 책무는 지역 발전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는 일"이라며 "저는 무도한 정치 탄압 속에서도 내년도 예산 확보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그는 내년도 강릉시 국비를 지난해보다 528억원이 늘어난 4771억원의 역대 최다 액수로 확보했다는 포스터를 공유했다. 또 2025년도 하반기 특별교부세로 생활자원회수센터 설치 사업 5억원 확보 내용도 함께 알렸다.

권성동 의원이 SNS에 올린 내년도 강릉시 국비 확보 내역 포스트. / 권성동 의원 페이스북
권성동 의원이 SNS에 올린 내년도 강릉시 국비 확보 내역 포스트. / 권성동 의원 페이스북

권 의원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함께 뛰어준 강릉시 공무원 여러분과 의원실 식구들께 감사드린다"며 "무엇보다 동료 의원님들의 전폭적 지원 속에 상임위·예결위 과정에서 끝까지 설득·조율해 국회 증액으로 신규 예산까지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민들께 절박한 가뭄 대책 예산도 유의미하게 확보했다"며 "올해의 어려움이 우리 아이들에게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적었다.

권 의원은 구속 이후 외부 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자신이 예산 확보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구치소 수감 상태에서는 국회 출석이나 회의 참석이 여의치 않아 예산 심사 과정에 직접 관여하기는 어렵다.

권 의원은 "강릉시민 여러분의 마음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며 "조만간 진실과 함께 시민 곁으로 돌아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특별검사팀은 지난 17일 통일교 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 의원에게 징역 4년에 추징금 1억원을 구형했다. 권 의원은 최후진술을 통해 "공직 생활에서 명예를 추구해야지 돈과 권력을 추구하면 안 된다는 가치관 때문에 한번도 구설수에 오른 적이 없었다"며 무죄를 호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권 의원이 2022년 1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시 교단 현안을 국가 정책에 반영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 의원이 구속 상태에서 이번에 '무도한 정치 탄압'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사법부의 정당한 재판 절차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는 것이 적절한지, 또한 통일교 불법 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된 상황에서 예산 확보 성과를 자랑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내년 1월 28일 권 의원에 대한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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