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까지 30분이나 걸렸다” 중학생 복싱 선수 의식불명

2025-09-08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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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대처 미숙: 누구의 책임인가?

제주에서 열린 대통령배 복싱대회에 출전한 중학생 선수가 경기 도중 쓰러져 엿새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3일, 전남 무안군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A군이 제주 서귀포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에 참가했을 때다. 이번 대회가 첫 출전이었던 A군은 상대 선수에게 여러 차례 강력한 펀치를 맞았고, 경기 도중 의식을 잃었다.

A군은 곧바로 대회장 인근 서귀포의료원으로 이송돼 뇌수술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족 측은 초기 응급조치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며 ‘골든 타임’을 놓쳤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A군의 어머니는 "의료진이 수술 중 사망할 가능성이 절반 정도라고 했지만 다행히 수술은 성공했다. 다만 상태가 여전히 좋지 않다"면서 "원래 건강했던 아들이기에 반드시 깨어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복싱 경기 중 선수의 의식을 잃는 상황은 매우 긴급하며, 촌각을 다투는 응급 대응이 필요하다. 그러나 A군 가족은 경기장에서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미숙한 대처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A군 어머니는 "대회에서는 부상을 입는 선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119 구급차가 아닌 사설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아들은 부상 직후 뇌 손상 징후를 보였는데, 구급차가 길을 헤매고 신호를 준수하느라 병원까지 30분이나 걸렸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기장과 서귀포의료원 간 거리는 10km가 채 되지 않아 평소 차량으로 20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다.

A군 가족은 이송 과정의 문제를 확인하고자 사설 구급차 업체에 당일 실내 블랙박스 영상을 요청했지만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아버지는 이러한 상황에 항의하던 중 8일 대통령배 대회 현장에서 복싱 링 위로 올라가 커터칼로 자해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대한복싱협회의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는 이날 사건을 인지하고 조사를 시작했다. 대한복싱협회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모든 대회에서 119 구급차를 배치하는 것은 어려워 사설 구급차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다"면서 "이번 사고 대응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행한 사고로 쓰러진 학생 선수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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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청소년 스포츠 경기에서 응급 대응 체계와 안전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 있다. 경기 중 부상에 대한 신속한 의료 지원과 구급차 운행의 효율성, 사후 대응 체계 등이 모두 선수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대회 운영 방식과 관련 제도의 개선 필요성이 강조된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선수는 성인 선수보다 신체적 부담에 민감하므로, 응급 상황 발생 시 체계적이고 신속한 대응 시스템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번 사고가 남긴 교훈은 명확하다. 청소년 스포츠에서는 경기 중 안전 관리와 응급 의료 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사소한 지연이나 절차 미숙도 선수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한체육회와 관련 기관이 보다 체계적이고 안전한 경기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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