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우보다 비싸고 귀했는데…가격 폭락해 난리 난 ‘한국 식재료’

2025-09-1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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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염소, 개고기 대체 보양식의 반란
원산지 둔갑으로 무너지는 국내 흑염소 농가

‘개고기 식용 금지법’ 시행 이후 보양식 수요가 이동하면서 새롭게 주목받은 식재료가 있다. 바로 흑염소다. 단백질은 높고 지방은 적어 건강식으로 각광받으며 보신탕을 대체할 새로운 보양식으로 떠올랐다. 수요가 늘자 5년 사이 가격이 3~4배 뛰며 한우보다 비쌀 정도로 몸값이 올랐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정반대다. 값싼 수입산 흑염소가 ‘국산’으로 둔갑해 유통되면서 국내 농가가 직격탄을 맞고 가격이 폭락한 것이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지난 8월 (사)한국흑염소협회 경남지회 소속 100여 농가는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흑염소 소비가 늘어나면 농가에도 숨통이 트일 줄 알았지만 현실은 다르다”며 “몽골·호주 등에서 들어오는 수입산 흑염소가 국산보다 3분의 1 값에 불과한데, 일부 식당과 유통업체들이 원산지 표시를 위반해 소비자를 속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단속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지난 7월 14일부터 8월 14일까지 진행한 원산지 표시 점검에서는 총 329개 업체가 적발됐다. 특히 염소고기 위반 건수는 지난해 4건에서 올해 42건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흑염소가 개고기의 대체 보양식으로 부상하면서 불법 유통이 그만큼 늘어난 셈이다.

농가들은 “원산지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국내산 흑염소 가격 안정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호소한다. 현재 경남 지역에서만 약 2000 농가가 흑염소를 키우고 있지만, 값싼 수입산의 공세에 도산 위기를 겪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재래흑염소 / 연합뉴스, 경남도 제공
재래흑염소 / 연합뉴스, 경남도 제공

수요 자체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지난 7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개고기를 대신해 닭(34.8%)과 염소요리(26.6%)를 찾는 비율이 높아졌고, 특히 60대 이상에서 염소탕 소비가 크게 늘었다. 실제 인천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염소탕 전문점이 새롭게 등장하거나 보신탕 식당이 간판을 바꿔 흑염소 요리를 내놓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하지만 수요 확대가 곧 농가 소득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농가가 바라던 호황은 수입산 범람과 원산지 둔갑으로 오히려 위기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신뢰를 지키려면 철저한 원산지 관리와 단속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국산 흑염소의 품질과 가치를 지켜내는 것이 농가 생존과 보양식 문화 정착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수입산 흑염소 원산시 표시 단속 요구하는 경남 흑염소 농가 / 연합뉴스
수입산 흑염소 원산시 표시 단속 요구하는 경남 흑염소 농가 / 연합뉴스

결국 한때 한우보다 비쌀 만큼 귀해졌던 흑염소는 지금 가격 폭락과 원산지 논란이라는 이중고에 놓여 있다. 국산 흑염소가 제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대책과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이 절실하다.

유튜브, KBS News

흑염소, 왜 요즘 보양식으로 각광받을까?

1. 흑염소가 보양식으로 인기 좋은 이유

흑염소는 개고기 식용 금지 이후 대체 보양식으로 떠오르며 소비자 관심을 끌고 있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은 적어 중장년층뿐 아니라 건강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도 인기가 높다.

2. 흑염소 고기의 맛

잡내가 적고 담백하면서도 깊은 육향을 느낄 수 있어 다양한 요리에 활용된다. 수육, 탕, 불고기 등으로 조리하면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살아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풀 뜯는 흑염소 / 연합뉴스
풀 뜯는 흑염소 / 연합뉴스

3. 흑염소 효능

예로부터 체력 회복과 원기 보충에 뛰어난 식재료로 알려졌다. 풍부한 아미노산과 철분이 피로 회복, 면역력 강화, 빈혈 예방에 도움을 준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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