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 '전통주'의 만남, 흥행은 성공했지만 남은 과제는?

2025-09-1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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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야간축제, 3,700명 모였지만 지역경제 연계는 제한적
전통시장 활성화·양조산업 육성 위한 실질적 전략 필요

술술_축제3(한글문화도시과) / 세종시
술술_축제3(한글문화도시과) / 세종시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지역축제의 성과가 단순한 방문객 숫자로 측정되는 현실에서, ‘2025 세종 한글 술술축제’는 새로운 문화 실험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흥행 이면엔 지역 양조산업과 상권 활성화라는 본래의 목표가 얼마나 충실히 달성됐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지난 13일, 세종특별자치시는 조치원역 광장과 전통시장 제3공영주차장 일원에서 ‘한글로 빚고, 술로 잇다’를 주제로 야간축제를 열었다. 행사는 가족, 연인 단위 관람객 등 3,700여 명을 모으며 외형적으로는 흥행했다. 특히 성인 인증을 거친 1,400여 명이 지역 양조기업의 전통주를 시음했고, 다양한 체험과 판매 부스를 통해 3,2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실질적 효과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행사 구조가 주로 일회성 소비 중심의 시음·판매에 집중돼, 지속 가능한 지역 양조산업 성장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뚜렷했다는 지적이다. 양조 스타트업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라는 명분도, 실질적 거래처 확보나 유통망 확장으로 연결됐는지에 대한 검증은 부족하다.

세종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한글과 양조문화의 융합”이라는 색다른 문화 접점을 실험했다. 그러나 관람객의 발길을 시장 안쪽까지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축제 목적 역시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게다가 시의회와 지역 상인들의 사전 협의도 부족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세종시 문화체육관광국은 “세종만의 야간축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지만, 단순한 축제 반복이 아닌 양조 산업의 인프라 구축, 소상공인과의 협업 모델 정립 등 구체적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성공적인 지역축제가 되기 위해선 ‘관광객 수’라는 단기 성과 너머에 있는 구조적 접근이 요구된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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