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6만 5000마리 풀었는데…투망 던지자 단 1마리만 잡힌 '한국 토종 물고기'

2025-09-1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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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치어 6만 5000마리 방류했지만...보기 힘들어진 토종 어류

충북 단양군이 올해 8월 남한강에 쏘가리 치어 6만 5000마리를 대대적으로 방류했지만, 최근 실시한 어류 실태조사에서는 쏘가리 한 마리만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충북 단양 남한강 일대에서 진행된 토종 어류 실태조사 / 유튜브 'KBS충북'
충북 단양 남한강 일대에서 진행된 토종 어류 실태조사 / 유튜브 'KBS충북'

지난 14일 KBS 보도에 따르면, 단양 남한강 일대에서 진행된 민물고기 실태조사에서 토종어류의 개체수가 극도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팀이 단양 수중보 일대 남한강 본류에서 24시간 동안 어망을 설치한 후 확인한 결과, 토종어류인 쏘가리는 겨우 한 마리만 잡혔다. 반면 외래종인 배스와 강준치는 어망 가득 잡혀 토종어류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단양군은 토종어류 복원을 위해 적극적인 방류 사업을 펼쳐왔다. 지난 8월에는 도담삼봉 선착장에서 쏘가리 치어 6만 5000마리와 뱀장어 치어 1만 5000마리 등 총 8만 마리를 방류했다. 앞서 6월에도 쏘가리 치어 2만 마리를 추가로 방류하는 등 올해만 총 8만 7000마리가 넘는 쏘가리를 남한강에 풀어놓았다.

지난 6월 진행된 단양군 쏘가리 치어 방류행사 / 단양군 제공
지난 6월 진행된 단양군 쏘가리 치어 방류행사 / 단양군 제공

하지만 대규모 방류에도 불구하고 실태조사 결과는 참담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묵납자루와 우리나라 고유종인 쉬리, 참갈겨니, 참마자, 참종개 등도 두 시간 넘게 채집 활동을 한 후에야 드문드문 모습을 드러낼 정도였다.

토종어류 개체수 급감으로 인해 단양 지역의 대표적인 행사였던 전국 최대 규모의 쏘가리 낚시 대회는 2년 연속 중단된 상태다. 쏘가리는 2012년 단양군의 군어(郡魚)로 지정될 만큼 지역을 대표하는 어종이었지만, 현재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남한강에서 잡힌 토종 어류들 /     유튜브 'KBS충북'
남한강에서 잡힌 토종 어류들 / 유튜브 'KBS충북'

전문가들은 재해예방공사로 하천에 보와 좁은 어로를 만들면서 서식지가 훼손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완옥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장은 "완전히 없어지면 다시 회복하는 게 불가능한데 조금 남아있기 때문에 (최대한) 서식처를 유지하고, 더는 공사를 하지 말고 유지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쏘가리는 맑고 물살이 빠른 여울과 깊은 소에서 서식하는 한국의 토종 민물고기로, 황색과 갈색 얼룩무늬가 특징인 육식성 어종이다. 남한강의 쏘가리는 50cm를 넘는 대형 개체도 발견되며, 특히 단양군 향산여울에서는 60cm 이상의 대형 쏘가리가 잡히는 것으로 유명했다.

남한강에서 찾아보기 힘든 어종이 된 쏘가리 / 유튜브 'KBS충북'
남한강에서 찾아보기 힘든 어종이 된 쏘가리 / 유튜브 'KBS충북'

이번 실태조사는 2009년 이후 16년 만에 실시된 것으로, 개발 공사와 기후 변화 등의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첫 조사다.

단양군은 다음 달 최종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수산 자원 관리 방안을 수립하고, 정기적인 실태 조사 실시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다. 단양군은 "자생력 있는 토종어류의 생산과 방류 사업을 지속 추진해 건강한 수생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유튜브, KBS충북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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