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가면 더 특별하다...도심 속 숨겨진 '가을꽃 여행지'

2025-09-2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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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산이 꽃길로…난지도 붉게 물들이는 상사화 축제

서울 마포구 난지 숲길이 가을을 맞아 붉은 상사화로 물들며 축제의 장을 연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

서울 난지 테마관광 숲길이 다시 한 번 붉게 물든다. 마포구는 가을 정취를 물씬 담은 상사화 축제를 통해 구민과 방문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가을빛이 내려앉은 난지 숲길에 들어서면 붉은 상사화가 바람결에 흔들리며 길손을 맞이한다. 오래전 쓰레기 산으로 불리던 난지도는 오염과 악취로 외면받던 땅이었지만, 지금은 붉은 꽃물결이 계절마다 찾아오는 이들을 붙들며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숲길을 걷다 보면 메타세쿼이아 숲 사이사이로 끝없이 이어지는 꽃무릇이 펼쳐지고, 그 위로는 새로운 생명을 얻은 난지가 들려주는 회복과 변화의 이야기가 겹겹이 겹쳐진다. 어느새 이곳은 단순한 산책길을 넘어 가을 여행지로 손꼽히며, 과거의 상처 위에 피어난 꽃길이 구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물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는 오는 26일 난지 테마관광 숲길에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날’을 주제로 ‘제3회 마포구 상사화 축제’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축제는 (사)마포문화관광협의회가 주관하며, 난지도 숲길의 가을 풍경과 어우러진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이 마련된다.

난지도는 과거 쓰레기 산으로 불리며 오염과 악취로 외면받던 장소였다. 하지만 마포구가 2023년 하늘공원 메타세쿼이아 숲길에 상사화와 꽃무릇 등 37만 본을 심고, 시(詩)를 곁들여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올해 역시 난지 숲길은 붉은 상사화로 물들며 찾아오는 이들을 반기게 된다.

마포구 상사화 축제 포스터 / 마포구 제공
마포구 상사화 축제 포스터 / 마포구 제공

축제는 오후 3시 30분 거리의 악사 임주환과 바이올리니스트 이상희 앤 프랜즈의 클래식 공연으로 시작된다. 이어 구민과 함께하는 개막식에서는 전통 정가 공연과 점등식 퍼포먼스가 펼쳐져 난지의 밤을 빛내고 ‘사랑의 꽃’을 상징적으로 피워낸다.

2부 무대에는 가수 민수현, 한혜진, 김의영이 오르며 가을의 정취를 음악으로 더한다. 무대 공연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체험도 준비됐다. 상사화 키링과 향수 만들기, 캐리커처, 느린 우체통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방문객들의 발길을 잡을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아기자기한 물품이 가득한 플리마켓과 이색적인 테마 포토존도 준비돼 있어 축제의 즐거움을 배가한다. 온 가족이 함께 산책을 즐기며 추억을 남기기에 손색이 없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상사화 축제는 난지도에 깃든 아픈 역사를 치유하고, 구민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과 사랑을 피워내는 자리”라며 “이번 축제가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설렘을 전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상사화와 꽃무릇 등이 절정인 난지 테마관광 숲길 / 마포구 제공
상사화와 꽃무릇 등이 절정인 난지 테마관광 숲길 / 마포구 제공

상사화는 꽃이 필 때 잎은 사라지고, 잎이 돋을 때는 꽃이 지는 독특한 생태로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서로를 그리워하지만 만나지 못하는 꽃’이라는 뜻에서 상사화라는 이름을 얻었다. 꽃말도 ‘이룰 수 없는 사랑’과 ‘기다림’으로 전해진다.

마포 난지도 숲길을 붉게 채운 상사화는 그 자체로 특별한 상징을 갖는다. 과거 쓰레기 산으로 불렸던 이곳이 이제는 ‘만나지 못하는 꽃’의 붉은 군락으로 재탄생해, 상처 난 공간을 치유하고 새로운 희망의 이야기를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을마다 절정을 이루는 꽃무릇과 함께 숲길을 거닐다 보면, 자연이 가진 회복의 힘과 도시가 품은 새로운 얼굴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하늘공원 메타세쿼이아길 / 구글 지도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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