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 분의 1 확률인데, 대체 어떻게 잡았지…'초희귀 물고기' 등장에 웅성웅성

2025-09-2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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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분의 일 확률, 희귀 생명체의 신비

수만 마리 중 한두 마리만 출현한다는 초희귀 뱀장어가 세상에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희귀 물고기의 등장. / 유튜브 'TV생물도감'
희귀 물고기의 등장. / 유튜브 'TV생물도감'

유명 생물 유튜버 TV생물도감은 지난 23일 '수만분의 1의 확률로 나타난다는 희귀 장어를 입양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 TV생물도감은 해당 생명체를 '마블 장어'로 칭했다. 학명은 자포니카 뱀장어(Anguilla japonica)지만, 일반 개체와 달리 색소 변이가 일어난 특수한 형태다. 흰 바탕 위에 검은 반점이 흩뿌려진 모습은 마치 달마시안이나 젖소 무늬를 떠올리게 한다.

양식장에서 대량 사육되는 뱀장어 가운데 극소수만 변이 개체로 태어나며, 업계에서는 '수만 분의 1'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희귀하다. 보통은 출하 과정에서 변이 개체를 눈여겨보기 어렵지만, 이번에 오이원 생태관이 특별히 확보해 전시용으로 선보이게 됐다.

영상 속 마블 장어는 길이 55~60cm급으로 추정된다. 몸매는 전형적인 자포니카 뱀장어처럼 유선형이며, 패턴 덕분에 수조 속 조명 아래에서 존재감이 크게 드러난다. 성격은 온순한 편이라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뱀장어 특유의 강력한 근력과 미끄러운 점액질 때문에 관리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탈출 본능이 강하다. 앞으로도 뒤로도 자유롭게 몸을 비틀어 기어오를 수 있어, 수조 덮개나 틈새를 완벽히 차단하는 것이 사육의 핵심으로 꼽힌다. 현장 관계자들은 “전진 24단, 후진 24단”이라는 농담을 하며 장어의 기어오르는 힘을 설명한다.

희귀 물고기 '마블 장어'. / 유튜브 'TV생물도감' / 유튜브 'TV생물도감'
희귀 물고기 '마블 장어'. / 유튜브 'TV생물도감' / 유튜브 'TV생물도감'

바닥재와 은신처 관리도 중요하다. 바닥재는 입자 크기를 일정하게 맞춰야 사료 찌꺼기와 점액이 고이지 않고 청소가 수월하다. 은신처는 장어가 몸을 숨기고 안정감을 얻는 필수 요소인데, 설치할 때는 쉽게 넘어지지 않도록 반드시 고정해야 한다. 장어 습성상 구멍이나 틈에 몸을 비비며 다니기 때문에 불안정한 구조물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수질 관리 측면에서는 장어가 내는 점액과 먹이 찌꺼기가 수질을 빠르게 악화시키는 만큼 여과기를 충분히 설치해 넉넉한 여과 용량을 확보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바닥재를 청소하는 습관을 들여야 안정적인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조명은 갑자기 밝히기보다는 점차 밝아지도록 조절하고, 은신처를 충분히 제공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급이 또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마블 장어는 단백질 중심 사료와 생먹이를 혼용해 먹이로 제공하면 성장과 건강에 유리하다. 하지만 과도한 먹이는 곧바로 수질 악화로 이어지므로 과급을 피하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공복일을 두어 장어의 소화를 돕고 수질 안정에도 기여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마블 장어의 사육 관리 핵심은 탈출 방지와 청결한 수질, 안정감을 주는 환경 조성에 있다. 희귀한 개체인 만큼 더욱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며, 작은 습관의 차이가 장기간 건강한 사육으로 이어지게 된다.

학계 보고에 따르면 뱀장어는 전 세계적으로 16종 3아종, 총 19종이 확인돼 있다. 이 중 13종은 인도·태평양 열대 지역, 3종은 북반구 온대 지역, 나머지 3종은 남태평양 온대 지역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는 극동산 뱀장어(Anguilla japonica)와 무태장어(Anguilla marmorata) 두 종이 서식한다. 자포니카 뱀장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중국, 대만 등 동북아시아 전역에 걸쳐 자연적으로 분포하며, 전통적으로 민속 어업과 식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무태장어는 주로 제주도 연안과 적도 해역에 나타나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

색소 변이 자포니카 뱀장어. / 유튜브 'TV생물도감'
색소 변이 자포니카 뱀장어. / 유튜브 'TV생물도감'

투입 직후 마블 장어는 어두운 수조 구석으로 몸을 숨기며 틈을 찾는 탐색 행동을 활발히 보였다. 사력(모래·자갈) 바닥재를 파헤치거나 은신처를 확인하는 등 본능적인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바닥재가 느슨할 경우 구조물이 무너질 정도의 힘을 발휘하기도 해, 전시 환경을 튼튼하게 고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마블 장어는 수만 마리 중 극소수만 태어나는 희귀한 색소 변이 개체지만, 기본적으로 자포니카 뱀장어의 특성과 동일하기 때문에 사육 자체가 특별히 어렵지는 않다. 다만 일반 장어보다도 더 철저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바로 탈출 방지다. 장어는 앞으로도, 뒤로도 기어오를 수 있는 강한 체력을 지녀 수조 환경이 조금만 허술해도 빠져나가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리의 모든 출발점은 뚜껑과 틈새를 완벽히 차단하는 데 있다.

우선 수조 덮개는 단순히 올려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게감을 가진 덮개에 더해 클립을 사용해 이중으로 고정하고, 필요하다면 락 장치나 와이어 타이로 관성에 의해 들리는 경우까지 차단해야 한다. 배관이나 케이블이 통과하는 부분 역시 놓치기 쉬운 탈출 경로가 된다. 이 부분은 반드시 실리콘으로 메우고, 수조 모서리에는 추가 가림판을 설치해 사각지대 없는 ‘틈새 제로화’를 실현해야 한다.

초희귀 물고기 자포니카 뱀장어. / 유튜브 'TV생물도감'
초희귀 물고기 자포니카 뱀장어. / 유튜브 'TV생물도감'

자포니카, 토종으로 볼 수 있을까

토종이라는 개념은 특정 지역에만 한정적으로 분포하는 담수 어류에 주로 적용된다. 뱀장어는 바다와 강을 오가는 회유성 어류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토종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자포니카 뱀장어는 동북아시아 지역 하천과 연안 생태계에 오랜 기간 적응해온 종으로, 우리나라에서 사실상 토착 자원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뱀장어는 한국의 내수면 어업과 식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여름철 보양식의 대표 주자로 자리잡았고, 지역 경제에서도 중요한 가치가 있다.

희귀 변이가 던지는 의미

TV생물도감이 소개한 마블 장어는 단순히 특이한 무늬를 가진 개체가 아니다. 흔히 볼 수 없는 희귀 변이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와 전시적 가치 모두를 지닌다. 동시에, 우리나라 전통 식문화의 중요한 자원인 자포니카 뱀장어가 갖는 다양성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수만 분의 1 확률로 태어난 이 특별한 장어는 생태계 우연성과 자연의 신비를 그대로 보여준다. 생태관 속 작은 수조지만, 마블 장어 등장은 보는 이들에게 한국 바다와 강을 오가는 토착 생명체의 새로운 면모를 확인하게 해 주는 장면이 됐다.

유튜브, Justtattooer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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