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차례상, 이것만 알면 제대로 차릴 수 있습니다
2025-10-06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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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차례상 차리는 방법 공개
한국의 명절 차례는 조상을 기리고 가족의 결속을 다지는 전통 의례다. 설날과 추석 아침, 조상께 예를 올리기 위해 음식을 마련하고 상을 차리는 방식은 오랜 세월을 거쳐 정형화되었고, 지금도 많은 가정에서 이를 계승하고 있다. 차례상 차림에는 일정한 원칙과 배치 기준이 있으며,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해도 기본 구조는 유사하다.

가장 보편적인 형태는 ‘5열 상차림’이다. 이는 음식 종류에 따라 다섯 줄로 상을 나누는 방식으로, 앞줄에는 밥과 국, 술잔 등을 놓고, 그 뒤로 전과 구이, 나물 반찬류, 김치·조림류, 과일과 후식 순으로 배치한다. 이때 음식을 놓는 순서에는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 ‘두동미서(두부 등 두 음식은 동쪽, 생선은 서쪽)’, ‘좌포우혜(왼쪽에 포, 오른쪽에 혜)’ 같은 전통 규칙이 적용된다.
밥은 고봉으로 담아 국과 함께 상의 맨 앞줄에 놓고, 술잔은 조상 방향(북쪽)으로 향하게 한다. 전은 생선전, 동그랑땡, 산적 등을 포함하며, 구이류는 생선구이, 육류구이가 사용된다. 나물류는 시금치, 고사리, 도라지, 콩나물 등이 대표적이고, 볶음은 간장·소금 위주로 간을 맞춰 고춧가루 사용을 피한다. 김치는 백김치나 무김치 등 자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제한하며, 조림이나 장조림류도 이 열에 포함된다. 과일은 사과, 배, 감, 대추, 밤 등이 기본이며, 약과, 유과, 곶감 같은 전통 한과류도 함께 올린다.
차례상은 조상에게 보이도록 놓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상을 차리는 사람은 남쪽에 앉고, 음식은 북쪽을 향하게 배치한다. 생선은 머리를 왼쪽(동쪽), 꼬리를 오른쪽(서쪽)으로 두며, 포는 왼쪽에, 단과류나 식혜 같은 혜는 오른쪽에 둔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차례상에는 마늘, 파, 고추, 고춧가루 같은 자극적인 양념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너무 맵거나 향이 강한 재료는 조상에 대한 예를 해친다고 여겨 피한다. 또한 갈라진 과일, 등이 휘어진 생선은 상스럽다고 하여 피하고, 가능한 모양이 바르고 깔끔한 재료를 사용한다.
다만 최근에는 차례상을 간소화하는 가정도 많아지고 있다. 꼭 5열로 맞추기보다는 3열로 축소하거나, 핵심 음식만 올려 의미 중심으로 차리는 경우도 흔하다. 문화재청과 농촌진흥청 등에서도 시대 변화에 따라 과도한 형식보다 정성과 가족의 뜻을 우선하는 방향을 권장하고 있다.
정통 방식의 차례상 차림은 유교적 예법에서 비롯되었지만, 오늘날에는 가족이 함께 모여 조상을 기리는 마음을 나누는 데 더 큰 의의가 있다. 음식의 종류보다 중요한 것은 예를 다하는 마음이며, 그 정신을 잇는 것이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길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