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루게릭병 투병 일기 쓰던 유튜버 필승쥬, 32살에 하늘나라로
2025-09-26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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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는 경남 진주 한일병원장례식장

손이 아닌 '눈'으로 루게릭병 투병기 영상을 올려 감동을 준 여성 유튜버 '필승쥬(32·본명 강승주)'가 하늘나라로 떠났다.
26일 필승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부고 소식을 알렸다.
필승쥬는 2022년부터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상 경화증) 투병기를 유튜브에 기록하며 7만2000여 구독자와 함께해왔다.
공무원으로 건강하게 지내던 그는 2019년 초, 운동하던 중 왼쪽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는 증상을 처음 느꼈다. 3분만 걸으면 왼쪽 다리가 모래에 푹푹 빠지는 느낌이었다. 정형외과와 디스크 전문병원을 찾아갔지만 결과는 '이상 없음'으로 돌아왔다.
이후 다리 근육이 점차 소실되면서 걷기조차 힘들어졌고, 2021년에는 휴직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2022년 들어서는 손가락과 목소리, 호흡까지 잃으면서 결국 직장도 떠나야 했다.

그의 신체 중 유일하게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게 눈이었다. 그래서 온라인 활동을 통해 세상과 교류해 왔다.
특히 눈의 움직임을 센서로 인식해 동작하는 '안구 마우스'로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 왔다. 스스로 '예쁘지 않다'고 여긴 모습까지 담으며 솔직한 기록을 남겼다. 그렇게 남긴 영상은 총 32편에 달한다.
필승쥬는 지난해 게재된 유튜브 커뮤니티 게시글에서 "원래는 발가락으로 영상 편집을 했는데, 이제는 눈의 움직임을 읽는 안구마우스를 사용한다. 글자 하나하나를 노려보며 입력해야 해서 눈이 굉장히 시리지만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다. 아직은 안구마우스로 편집하는 게 벅차긴 하지만 계속 도전할 거다"며 꾸준히 일상을 남기고 세상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빈소는 경남 진주 한일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