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상 숙취에 가장 좋다” 화학과 교수가 추천한 최고의 해장음식
2025-10-0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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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면 얼굴 빨개지는 건 독성 물질 때문”

과음한 다음날 찾아오는 숙취는 참기 힘든 고통이다.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고, 다음날 어지럽고, 단 음식이 당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장홍제 광운대 화학과 교수가 '장르만 여의도' 유튜브 채널에 최근 출연해 술과 숙취에 얽힌 화학적 원리를 낱낱이 밝혔다.
장 교수는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는 현상에 대해 "아시아 홍조 증후군이라는 의학적 명칭이 있을 정도로 아시아인에게 특히 많다"고 설명했다. 술의 주성분인 에탄올이 체내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이 생성되는데, 이 물질을 분해하는 능력이 유전적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이 아시아인 중에 많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독성 물질이 쌓이면 혈관이 확장돼 얼굴과 목, 앞가슴이 빨개진다"며 "알코올 분해 효소와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효소가 다른 종류여서 얼굴은 빨개졌는데도 계속 술을 마실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경우 술에는 덜 취하지만 독성 물질은 계속 쌓이는 상황이 벌어진다.
술을 마신 다음 날 어지러운 이유도 화학적으로 설명된다. 장 교수는 "에탄올이 물보다 밀도가 낮아 가볍기에 귓속 세반고리관의 액체 농도가 바뀐다"며 "균형을 잡는 기관의 농도가 변하면서 가만히 있어도 빙빙 도는 것처럼 느낀다"고 말했다. 해장술이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술이 다시 들어가면 세반고리관의 농도를 맞춰주면서 어지러움이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폭탄을 하나 더 추가한 것에 불과하다.
술을 마신 후 단 음식이나 탄수화물이 당기는 현상에 대해서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가 당분을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술을 분해하면서 당분을 계속 소모하다 보니 몸에 당이 떨어져 자기도 모르게 탄수화물이나 단 음식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숙취 해소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장 교수는 뼈해장국을 과학적으로 가장 좋은 음식으로 꼽았다. "뼈해장국이 거의 모든 영양 성분 랭킹 5위 안에 들어간다"며 "술을 마시면 소변 등으로 많은 영양분이 배출되는데, 이를 보충하는 데 뼈해장국이 이론상 가장 좋다"고 했다. 다만 결국 취향의 문제이기 때문에 기름진 음식을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꿀물도 효과가 입증된 해장 방법이다. 장 교수는 "꿀의 당분이 술을 깨는 것을 도와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숙취 물질 분해가 80~100% 정도 가속됐다"고 밝혔다. 반면 탄산음료로 과당을 보급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숙취해소제에 대해서는 "술을 마시기 전에 먹는 게 베스트"라며 "6시간 이상 술을 마실 예정이라면 미리 먹고 6시간쯤 후에 하나를 더 먹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다만 "숙취해소제를 먹었다고 술을 더 마셔도 되는 건 아니다. 취하는 건 똑같고 숙취만 줄여줄 뿐"이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술의 색깔과 숙취의 관계도 설명했다. "어두운 색깔의 술일수록 숙취가 심한데, 와인이나 브랜디, 럼주 같은 경우 오크통 숙성 과정에서 생기는 착향료 물질들이 숙취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술에 대한 내성이 생기는 현상에 대해서는 "술을 자주 마시면 몸이 적응해 분해 효소를 더 많이 만든다"며 "업무상 계속 마시다 보면 술이 강해지는 건 맞지만 간 손상은 계속 누적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