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이어진 분홍빛… 지금 꼭 가봐야 할 ‘국내 여행지’
2025-10-0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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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뮬리와 코스모스 동시에 만개… 가을 정취 절정
추석 연휴, 경남 함안 악양생태공원이 핑크뮬리와 코스모스로 물들며 가을 나들이객을 부르고 있다.

추석 연휴는 가족을 만나러 가는 길이지만, 단순히 이동만으로 끝내기엔 어딘가 아쉽다. 특히 올해처럼 연휴가 길게 이어질 때는 집에만 머물기보다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계절의 풍경을 즐길 만한 장소를 찾는 이들이 늘어난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곳곳에 휴게소와 관광지가 있지만, 막상 어디에 들러야 할지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짧은 휴식이 단순한 경유지가 아니라 여행의 한 장면이 될 수 있다면, 그곳은 연휴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된다.
올해 추석에도 드라이브와 귀성길에 어울리는 가을 명소들이 준비돼 있다. 가족과 함께 잠시 내려 풍경을 감상하고 사진을 남기기에 손색이 없는 곳들이다. 긴 연휴를 조금 더 특별하게 채우고 싶다면 이번 귀성길에 한 번쯤 들러볼 만한 여행지로 추천한다.
그 가운데 경남 함안의 악양생태공원은 지금 가장 눈길을 끄는 장소다. 가을이 깊어지며 공원은 분홍빛 물결로 변했다. 드넓게 펼쳐진 초원에는 핑크뮬리가 한창 꽃을 피우며 몽환적인 풍경을 만들고 있고, 둑방을 따라 늘어선 코스모스는 다채로운 색감을 뽐내며 가을 정취를 더하고 있다.

함안군은 1일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많은 방문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돼 쾌적한 관람 환경을 위해 정비를 마쳤다며 연인이나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가을의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탁 트인 악양둔치는 남강이 유유히 흐르는 풍경과 끝없이 이어진 모래사장이 어우러져 방문객에게 여유로운 낭만을 선사한다. 새벽녘에는 물안개가 피어올라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고, 해질녘에는 붉게 물든 노을이 강변을 물들이며 하루의 기억을 특별하게 남긴다. 강가에 빽빽하게 자란 갯버들 숲은 자연 그대로의 생태 경관을 보여주며, 계절마다 다른 빛깔의 풍경이 이어져 사계절 내내 찾는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악양생태공원은 봄에는 샤스타데이지가 드넓게 피어나 흰 물결이 장관을 이루고, 가을에는 핑크뮬리와 코스모스가 한꺼번에 개화해 다채로운 색채의 향연을 펼친다. 양귀비, 수레국화, 안개초, 끈끈이대나물, 튤립, 꽃잔디 등 계절별로 다양한 초화류가 둑방길을 수놓으며, 후록스와 원추리, 구절초 같은 다년생 꽃들도 사철 내내 공간을 채운다. 꽃과 자연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자전거를 타며 둑방길 6.5km를 왕복하는 코스는 여행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인근에는 자전거 대여소도 마련돼 있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특히 이번 추석 연휴에는 핑크뮬리가 절정을 앞두고 있어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분홍빛 군락과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어우러져 사진을 남기기에 좋다. 귀성길에 잠시 들러도 충분히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어, 명절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함안은 가을 꽃 명소로 유명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오랜 전통을 지닌 불꽃놀이 ‘낙화놀이’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종이로 만든 긴 관에 화약을 채워 대나무에 매달아 불을 붙이면 불빛이 강가로 떨어져 흩날리며 밤하늘을 수놓는다. 별빛이 흩어지듯 번지는 장관은 다른 불꽃축제에서는 보기 힘든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해 매년 찾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이 낙화놀이는 17세기 조선 중기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전해지며 현재는 경남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일본 관광객 1000여 명이 이 전통 불꽃놀이를 직접 보기 위해 함안을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