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은 더 높아진 질환인데, 요즘 부쩍 '한국 여자들' 많이 걸린다는 병
2025-10-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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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발견이 치료와 회복에 관건
한국인 여성의 유방암 발병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 여성에게 가장 흔히 발생하는 암은 유방암이다. 매년 약 3만 명의 여성이 새롭게 진단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30~40대 젊은 여성의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 다행히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은 94% 이상으로, 조기 발견만 된다면 완치 가능성이 높은 암으로 꼽힌다. 그러나 증상이 없는 초기 단계에서 병을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아 정기 검진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유방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이 없는 단단한 혹이다. 특히 모양이 불규칙하고 움직이지 않는 덩어리가 만져진다면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이 밖에도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거나, 유두에 습진이 생겨 잘 낫지 않는 경우 역시 의심 신호다. 유방의 피부가 움푹 패이거나 유두가 함몰되고, 겨드랑이 림프절이 부어오르는 현상도 주의해야 한다. 드물지만 유방 전체가 붓고 열감이 동반되는 염증성 유방암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 유전보다 생활습관이 더 큰 영향
많은 사람이 유방암을 유전성 질환으로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약 5~10% 정도만이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것이다. BRCA1, BRCA2 유전자 변이를 가진 경우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병 위험이 각각 70%, 40%까지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생활습관, 호르몬 변화,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고, 출산이나 수유 경험이 적을수록 노출 기간이 길어져 위험이 커진다. 또한 고지방·고칼로리 식단으로 인한 복부 비만은 체내 인슐린과 에스트로겐 수치를 높여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이 우리 사회에서 유방암이 꾸준히 증가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 절제보다 보존… 삶의 질 높이는 수술법 발전
유방암 치료의 핵심은 수술이다. 암이 위치한 부위를 포함한 유방 전체를 제거하는 전절제술과, 유방의 형태를 최대한 유지하며 암 조직만 제거하는 보존술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수술 기술이 발전하면서 보존수술의 비중이 늘고 있다.
유방을 절제하면서 동시에 재건하는 ‘동시 복원수술’도 활발히 시행된다. 이는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줄이고, 외형적으로 자연스러운 회복을 돕는다. 3D 프린터 모형이나 로봇수술 기술이 도입되면서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고, 정밀한 절제가 가능해졌다.

예방 차원에서는 규칙적인 운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꾸준한 유산소 운동은 체내 에스트로겐 생성을 억제하고 지방 축적을 줄인다.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주 3~4회 지속하는 것이 좋다. 식습관은 동물성 지방보다 식물성 지방,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과 섬유질 많은 채소·콩·곡물 섭취를 늘려야 한다.
무엇보다 조기 발견이 생존율을 결정한다. 40세 이후 여성은 1~2년 간격으로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초기 유방암은 치료 성과가 우수하므로, 자가진단과 정기적인 검사가 가장 확실한 예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