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대 5 ‘대패’…브라질에 박살 난 직후 홍명보 감독이 남긴 ‘이 말’

2025-10-1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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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화려한 공격에 무너진 처참히 무너진 한국축구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 앞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브라질에 완패했다. 한국 대표팀 사령탑인 홍명보 감독 역시 고개를 숙였다.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 / 뉴스1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 / 뉴스1

지난 10일 열린 평가전에서 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네이마르, 비니시우스, 호드리구 등 특급 공격진을 앞세운 브라질에 0 대 5로 무릎을 꿇었다. 전·후반 내내 상대의 압박과 속도에 밀리며 수비 조직이 흔들렸고, 공격에서는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경기 종료 후 홍 감독은 차분히 마이크를 잡았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그는 “결과에 대해선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오늘 많은 팬들이 찾아왔는데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지 못했다. 하지만 팀으로서, 선수들도 개인들도, 또 저희 코칭 스태프들도 배울 점이 많은 경기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번 경기를 단순한 패배가 아닌 학습의 과정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강한 팀을 만나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실점 장면마다 우리가 보완해야 할 점이 분명히 드러났다. 다섯 번째 실점처럼 역습 상황에서 수비 밸런스가 무너지는 문제는 앞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 운영과 전술적 준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홍 감독은 “오늘은 두 가지 빌드업 방식을 준비했다. 상대의 전방 압박 숫자가 많으면 롱볼로 전환해 1대1 상황을 만들고, 숫자가 적을 때는 짧은 패스로 빌드업을 시도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빌드업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중요한 전술이다. 오늘 빌드업 과정에서 실점도 있었고, 선수들의 자신감이 흔들린 부분도 있었지만 그 과정 자체를 피할 수는 없다. 시행착오를 거쳐야 발전이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 후 인사 나누는 안첼로티 브라질 축구대표팀 감독과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경기 후 인사 나누는 안첼로티 브라질 축구대표팀 감독과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홍 감독은 브라질의 전술적 유연함과 개인 기량을 인정했다. 그는 “브라질 선수들은 포워드가 단순히 공격만 하는 게 아니라, 미드필더 라인까지 내려와 볼을 받아주며 빠르게 공격 전환을 했다. 이런 움직임 때문에 우리 수비가 계속 밀리며 맨투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반전이 끝난 뒤에는 수비 라인에 한 명이 더 적극적으로 나가 압박하고, 나머지는 커버링을 하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경기 중 포백에서 파이브백으로 전환할지 고민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중간에 수비 전형을 바꿔볼까 고민했지만, 선수 구성과 경기 흐름을 고려했을 때 파이브백으로 경기를 마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이번 경기는 결과보다 팀 전술 실험이 더 중요했다”고 털어놨다.

홍 감독은 경기 내용 중에서도 일부 긍정적인 부분을 짚었다. 그는 “전반전에는 몇 장면 괜찮은 장면들이 있었다. 전방 압박도 시도했고 공격 전개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브라질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워낙 좋아 압박 타이밍을 놓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수비 공간이 많이 열렸다”고 했다. “전반 끝나고 선수들에게 괜찮다고, 자신감을 잃지 말고 후반에도 우리가 준비한 걸 계속 해보자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실점 장면들을 되짚으며 “축구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상황이 모두 나왔다”며 “실수도 있었고, 상대의 뛰어난 패스워크에 당한 장면도 있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의 패싱 플레이, 역습으로 인한 실점 등 우리가 앞으로 개선해야 할 장면들이 다양하게 드러났다”고 단호히 말했다.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과 주장 손흥민. / 뉴스1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과 주장 손흥민. / 뉴스1

홍 감독은 최근 미국 원정에서 지적된 압박 타이밍 문제도 언급했다. “지난 원정 때부터 압박의 강도와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다. 브라질전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됐다. 이 부분은 앞으로도 꾸준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짧은 기간 안에 개인 능력을 급격히 끌어올리기는 어렵다고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강팀과의 경기에서 얻은 경험이 장기적으로 자산이 된다고 평가했다. “짧은 기간에 개인 능력을 상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긴 힘들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어떤 점이 부족한지,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게 결국 내년 월드컵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오늘 선수들에게 팀으로 싸우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그렇다고 멈출 수는 없다. 오늘 배운 것들을 하나씩 메워 나가야 한다. 그 방법밖에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의 말에는 분명한 현실 인식과 방향성이 담겨 있었다. 결과는 참혹했지만, 그 속에서 얻은 교훈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분명했다. 브라질전은 단순한 대패가 아니라, 홍명보호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거친 실험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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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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