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된 지 30년이나 됐는데 인기 폭발했다…외국인들이 쓸어간다는 '한국 음료'

2025-10-1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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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를 알파벳으로 읽기도

‘갈아만든 배’가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숙취 해소의 마법 음료’로 불리며 예상치 못한 인기를 끌고 있다. 해태음료가 출시한 이 음료는 오랜 시간 동안 한국인에게는 명절 선물세트나 식사 후 디저트 음료로 익숙했지만, 최근에는 외국인들이 “한국 여행 중 꼭 사야 할 아이템”으로 꼽는 대표 K-푸드로 부상했다.

한국 음료수 자료사진 / Sorbis-shutterstock.com
한국 음료수 자료사진 / Sorbis-shutterstock.com

이 음료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배경에는 문화적 해프닝과 과학적 근거가 함께 작용했다. 처음 ‘갈아만든 배’를 접한 외국인들은 제품 라벨의 한글 ‘배’ 글자를 독특하게 읽었다. 영어권 관광객들에게 ‘배’라는 글자가 마치 ‘IdH’ 또는 ‘ladH’처럼 보이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국에서 파는 숙취 해소제 ‘IdH’를 찾아라”라는 글이 유행했다. 이 해프닝이 SNS에서 밈(meme)으로 번지며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났고,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IdH’가 ‘한국의 마법 숙취 음료’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단순한 재미를 넘어, 이 음료가 숙취 해소 효과로 실제 인정을 받은 데에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 한국식품연구원과 여러 영양학 연구에 따르면 배에는 ‘아스파라긴산(aspartic acid)’이라는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 성분은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의 분해를 촉진해 숙취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생배를 갈아 만든 주스 형태로 섭취할 경우 흡수율이 높아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남성잡지 'GQ'의 호주판에서는 지난해 9월 이에 대한 특집기사를 내기도 했다. GQ는 갈아만든 배를 '기적의 음료'라고 칭하며 숙취해소 효과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시도하기도 했다.

갈아만든 배 음료 / 해태
갈아만든 배 음료 / 해태

‘갈아만든 배’는 단순한 음료가 아닌 ‘K-헬스푸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한국의 회식 문화나 술자리 문화를 경험한 외국인들이 귀국 후에도 이 음료를 찾는 경우가 늘면서, 미국·일본·동남아 지역 한인 마트에서는 ‘갈아만든 배’가 주요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 등에서도 ‘Korean Pear Juice’ 혹은 ‘IdH Drink’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리뷰에는 “이 음료는 정말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다”, “파티 다음 날 아침에 꼭 마신다”는 후기가 다수 올라오고 있다.

한국에서는 식사 후 입가심용 음료로, 외국에서는 숙취 해소용 ‘매직 드링크’로 불리는 ‘갈아만든 배’. 단순한 과일 주스가 문화와 과학, 유머가 결합된 K-푸드 아이콘으로 자리 잡으며, 전 세계에 ‘한국의 배’를 다시 알리고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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