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후 일본 곰 공격 피해 80%가 산 아닌 마을서 발생... 상황이 꽤 심각하다

2025-10-26 16:54

add remove print link

올해 들어 곰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10명 발생

일본 각지에서 곰이 사람 사는 마을로 내려와 주민을 공격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다.

원래 산림 생태계에서 살아야 할 곰들이 도심과 농촌 마을까지 출몰하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일본 이와테현 모리오카시 하라케이기념관 부지에서 발견된 곰 / 연합뉴스
지난 20일 일본 이와테현 모리오카시 하라케이기념관 부지에서 발견된 곰 / 연합뉴스

아사히신문은 지난 4월부터 10월 22일까지 곰의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가 총 172명에 달했다고 26일 전했다.

이들 사상자 가운데 114명, 즉 전체의 66%가 산림 지역이 아닌 주민 생활권 내에서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곰이 단순히 등산로나 산나물 채취 구역뿐 아니라 일상적 생활 공간에까지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4월에서 6월 사이에는 등산객이나 임산물 채취자 등 산을 찾은 사람들이 주로 피해를 지만, 7월 이후부터는 생활권 내 피해 비중이 80%에 이르렀다. 특히 아키타현(Akita Prefecture)의 피해가 두드러졌다. 이 지역에서는 10월 한 달 동안만 25명이 마을에 내려온 곰에게 공격을 받았다. 20일에는 아키타현 유자와시(Yuzawa City) 중심가에 나타난 곰이 남성 4명을 공격한 후 역 근처 주택가로 숨어들었다가 약 120시간이 지난 25일 새벽에야 상자형 덫에 포획됐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피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조수보호관리법을 개정했다. 지난 9월부터는 시가지에서도 엽총을 사용해 곰을 사살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포획 인력과 장비, 대응 체계가 미흡해 실질적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25년 기준 곰의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은 이미 10명으로, 종전 최다였던 2023년 6명을 뛰어넘었다. 피해 증가의 원인으로는 숲속의 먹이 부족이 지목된다. 올해는 도토리 등 주요 식량 자원이 흉년을 맞으며 곰들이 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오는 빈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시적 기근만이 이유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도쿄농공대학(Tokyo University of Agriculture and Technology)의 고이케 신스케(Shinsuke Koike) 교수는 “지난 40년간 곰의 서식지가 점진적으로 넓어졌고 개체수도 늘어난 결과”라며 “이 상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