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미친 캐스팅에도 4%대 시청률로 끝난 한국 드라마
2025-10-2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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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출연에도 아쉬운 시청률로 종영한 KBS 드라마
화려한 출연진을 앞세웠지만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드라마가 종영했다. 톱배우 이영애가 26년 만에 KBS 안방극장으로 복귀하고, 김영광과 박용우 등 검증된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했지만, 결국 5%를 넘지 못한 채 마지막 회를 맞이했다.

지난 26일 종영한 KBS2 토일드라마 '은수 좋은 날'은 최종회 전국 시청률 4.9%를 기록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 이는 전회 대비 1.2%포인트 오른 수치지만 5회에 달성한 자체 최고치 5.1%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영애는 1999년 드라마 '초대' 이후 26년 만에 KBS 드라마에 출연해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KBS는 오후 8시에 이어 오후 9시 20분 주말드라마 편성을 신설하며 공을 들였으나, 마동석 주연 '트웰브'(최고 8.1%, 종영 2.4%)에 이어 '은수 좋은 날'까지 연이어 흥행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작품은 평범한 학부모 강은수(이영애)와 정체 모를 교사 이경(김영광)이 우연히 손에 넣은 마약 가방으로 얽히면서, 베테랑 형사 장태구(박용우)의 추적이 시작되는 범죄 스릴러다.

최종회에서는 은수의 남편 박도진(배수빈)이 태구가 발사한 총탄을 대신 맞고 목숨을 잃으며 아내를 보호했다. 태구는 재차 총을 겨눴으나 탄약이 소진돼 "지금부터 사는 게 지옥일 거야. 나처럼"이라는 말만 남긴 채 어둠 속으로 달아났다. 남편의 장례식을 치른 은수는 경찰에 긴급 체포돼 법정에 서게 됐다.
경찰 신문 과정에서 이경은 "마약 거래는 내가 먼저 제안했다"고 진술하며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은수를 지키려는 마지막 배려였다. 하지만 그의 거짓말을 간파한 형사 경도(권지우)는 태구 체포를 위한 협력을 제안했다.
지명수배자가 된 태구는 동료 경찰 살인과 도주 혐의로 전국에 수배령이 내려졌다. 부상을 입은 채 숨어든 그는 은수에게서 탈취한 현금과 마약으로 불법 출국을 계획하면서도 아들 학교 주변을 배회했다. 하지만 아들 납치를 암시하는 은수의 영상 메시지를 접한 태구는 광기에 휩싸여 다시 은수를 찾아갔다.
경찰 포위망 안에서도 태구는 은수를 인질 삼아 탈출을 시도했고, 차량 추돌사고를 일으키며 파멸로 치닫았다.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경도가 쏜 총에 맞은 그는 강으로 떨어져 실종됐고, 1년 뒤 백골로 발견되며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교도소에 수감된 은수는 연락이 끊긴 딸에게 편지를 쓰며 속죄의 시간을 보냈다. 1년 뒤 출소한 그는 복역 중인 이경을 면회하며 "후회 안 해요? 해야 하는 일이 있었잖아요"라고 물었고, 이경은 "한 번쯤은 계산 안 하고 아줌마를 위해 뭔가 해주고 싶었어요"라며 담담하게 웃었다.
이경은 철저히 수집한 증거로 강휘림(도상우) 일가를 붕괴시켰다. 주가 급락과 경영권 상실로 이어진 대형 금융 스캔들 끝에 휘림은 결국 경찰에 연행됐다. 청소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던 은수는 뉴스를 통해 이경의 복수 완수 소식을 접했다. 얼마 후 은수를 찾아온 이경은 주식 매각 대금이 든 가방을 전하며 "덕분에 계획대로 할 수 있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면 도울게요"라고 말했다. 은수는 "시작조차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같이 했던 사람이 너여서 다행이었어. 네가 잘 살았으면 좋겠어"라며 눈물을 참았고, 두 사람은 서로의 행복을 바라며 이별했다.
이사 준비를 하던 은수는 태구의 백골 발견 소식을 듣고 잠깐 미소를 띠었다. "그레텔은 마녀를 화로에 밀어 넣었다. 하지만 그들은 괜찮았을까?"라는 내레이션이 흐르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후 은수는 이불 속에 감춰뒀던 마약을 발견하고 재차 고민에 잠겼다.

복수를 완료한 이경은 가족에게 돌아갔지만 평화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10년 전 이경이 누명을 쓴 사건에서 아버지가 강휘림 일가와 합의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너 하나 때문에 우리 가족이 무너질 수 없잖니"라는 아버지의 말에 이경은 깊은 배신감과 절망을 느꼈다.
방송 마지막 장면에서는 주머니 속 마지막 마약을 떨어뜨리는 이경의 모습과 남은 마약을 변기에 버리며 묘한 미소를 짓는 은수의 장면이 교차 편집됐다. "과연 한번 선을 넘은 인간이 같은 상황이 왔을 때 다시 선을 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은수의 마지막 독백은 도덕적 경계에 선 인간의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으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특히 은수가 남은 마약을 변기에 버리고 물을 내리는 장면은 분당 최고 시청률 6.2%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은수 좋은 날'은 마약과 욕망이 초래한 파멸을 통해 인간의 탐욕과 속죄를 깊이 있게 다뤘다. 가족을 지키기 위한 각자의 욕망이 불러온 비극 속에서 이영애, 김영광, 박용우는 폭발적 연기력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고, 송현욱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전영신 작가의 치밀한 각본이 조화를 이루며 묵직한 메시지를 완성했다.
시청률 부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한 시청자는 "내가 올해 본 드라마 중에서 제일 명작이었다. 시청률을 떠나서 최고"라며 작품성을 높이 샀고, 다른 시청자는 "너무 재밌게 봤어요! 시청률이 저조하대서 재미 없으려나 했지만, 역시 이영애 배우님의 드라마는 다 재미있네요"라고 호평했다.
특히 결말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 "해피엔딩을 원했는데 작가가 냉철하게 감정에 안 휘둘리셨네"라는 의견과 함께 "서로 위하는 마음이 컸는데 여운이 남네. 은수 이경", "주인공들의 가슴 아프지만 단단한 새출발 엔딩 좋았다. 소재와 설정이 너무 자극적이고 충격적이어서 이런 드라마 괜찮나 싶었는데 최종화까지 보고 나니 의미있는 메세지가 담겨 있어 좋았다. 배우 분들의 연기가 정말 살아있어 너무 마음 아프게 봤다", "본방 후 아직도 여운이 남는다. 주조연 (배우) 모두 훌륭해서 좋은 작품이 나온듯하다", "박용우 씨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에서 자주 봤으면 좋겠다", "시즌2 나오면 좋겠다"라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한편 '은수 좋은 날' 후속작으로는 이재욱, 최성은 주연의 '마지막 썸머'가 오는 11월 1일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