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다... 국민연금, 올해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수익률 기록

2025-11-02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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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조 벌어... 10월까지 연간 누적수익률 20% 상회
수익률 6.5%로 유지할 경우 소진 시점 33년 늦춰져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민원실에서 시민이 상담을 받는 모습.  / 뉴스1 자료사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민원실에서 시민이 상담을 받는 모습. / 뉴스1 자료사진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 증시의 강한 상승세 덕분에 사상 최대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연간 누적 수익률이 20%를 훌쩍 넘어서며 세계 주요 연금 중에서도 유례없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한국경제 인터넷판 기사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운용자산은 지난달 말 기준 1400조원을 넘었다. 지난해 말 1212조원에서 불과 10개월 만에 200조원 이상 증가했다.

국민연금 수익을 끌어올린 주된 요인은 국내 주식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크게 오르면서 국내 주식 수익률은 60%를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시기 수익률은 -0.87%였다. 해외 주식뿐 아니라 채권, 부동산 등 다른 자산의 수익률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매체는 전했다.

국민연금의 올해 수익률은 기준수익률(벤치마크)을 1.0%포인트 웃돈다. 지난해 기록한 최고 수익률 15.32%보다도 5%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벤치마크보다 0.23%포인트 뒤처졌지만, 올해는 이를 완전히 뒤집은 셈이다.

국민연금 내부에서는 연말까지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면 올해 수익률이 25%에 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매체는 전했다.

국민연금은 올해만 200조원 넘는 수익을 올렸다. 이는 단일 회계연도 기준으로 세계 어느 연금에서도 보기 어려운 규모다. 3년 연속 최고 수익률 기록 경신도 유력하다.

올해 수익률을 이끈 것은 단연 국내 주식이다. 반도체 주식 급등으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수익률은 60%를 웃돌았고, 기준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초과 성과를 냈다. 일반적으로 벤치마크보다 0.3~0.4%포인트만 앞서도 ‘우수한 성과’로 평가되는데, 이번 실적은 시장 기대를 크게 뛰어넘은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해외 주식 역시 미국 기술주 랠리에 힘입어 20%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과 대체투자 부문의 성과도 좋다. 국내 채권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가격이 상승했고, 해외 채권은 환손실 부담에도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했다. 전체 자산의 16.2%를 차지하는 대체투자(비상장 주식, 인프라, 부동산 등)도 모두 플러스 수익을 냈다.

이번 성과는 해외 주요 연금과 비교해도 돋보인다. 글로벌SWF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 일본 공적연금(GPIF) 등의 최근 10년 평균 수익률은 6~9% 수준이다. 지난해 수익률도 CPPI 14.2%, 일본 GPIF 14.2%,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 13.1%, 미국 캘퍼스 9.1%로 집계됐다.

매체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20%대 수익률은 세계 연금 역사상 보기 드문 기록으로 평가된다. 국민연금은 현재 일본 GPIF, 노르웨이 GPFG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연금이다.

이번 3년 연속 고수익은 단기 성과에 그치지 않고 장기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가능성도 있다. 국민연금의 지난 20년(2005~2024년) 평균 수익률은 6.27%다. 올해를 포함해 20년 평균을 다시 계산하면 약 6.99%로 올라간다. 단 1년의 초과 수익이 장기 수익률을 0.7%포인트나 끌어올리는 셈이라고 한국경제는 전했다.

이 같은 수익이 고무적인 것은 수익률이 높아질수록 국민연금이 고갈되는 시점도 늦춰지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의 제5차 재정 추계에 따르면 가정 수익률을 4.5%로 봤을 때 기금은 2057년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수익률이 6.5%로 유지되면 소진 시점이 2090년으로 33년 늦춰지고, 적자로 전환되는 시점도 2041년에서 2070년으로 29년 미뤄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국민연금이 벌어들인 200조원은 같은 해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약 62조원)의 세 배가 넘는다. 보험료보다 투자 수익이 훨씬 크다는 의미다.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성이 제도 개혁보다 ‘수익률’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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