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에도 있는데... "2025년 나온 드라마 중 최고" 평가까지

2025-11-0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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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시계, 알고 보니 해밀턴 카키 필드 아니라 이 제품

HBO 드라마 ‘더 피트’
HBO 드라마 ‘더 피트’

HBO 드라마 ‘더 피트(The Pitt)’는 정신적으로 피로할 정도의 긴박감을 안기는 드라마다. FOX의 전설적인 드라마 ‘24’와 쌍벽을 이룰 만하다. 그도 그럴 것이 15개의 에피소드 각각이 병원 응급실의 ‘한 시간’을 다루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죽음과 갈등, 그리고 의료진의 정신적 소모를 기록한다. ‘24’ 역시 실시간 서사와 초 단위로 흐르는 시계를 통해 긴박함의 극치를 보여준 작품이란 점에서 비슷하다.

‘더 피트’는 ‘의료 시스템의 한계’라는 거대한 질문을 던진다. 중독, 백신 거부, 대형 참사까지 현실적인 사건들을 너무도 사실적으로, 또 긴박감 넘치게 그리며 “너무 현실적이어서 보기 힘들다”, “PTSD를 유발할 것 같다”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다. 그럼에도 ‘더 피트’는 인간적인 따뜻함을 잃지 않는다. 의료진이 겪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인간성의 잔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점이 이 작품의 메시지다. 드라마에 대한 평가는 호평 일색이다. 올해 나온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으며 제77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드라마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드라마의 핵심 인물은 노아 와일리가 연기한 응급의학과 의사 마이클 ‘로비’ 로비나비치다. 그는 피츠버그 외상센터의 책임 의사로, 냉철한 판단력과 깊은 인간애를 동시에 지닌 인물로 묘사된다. 시청자들은 그를 통해 의료현장의 긴장과 인간적 갈등을 생생하게 체험한다. 드라마의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로비는 하얀 수술복과 청색 스크럽을 번갈아 입으며 응급실을 누비는데, 그가 등장할 때마다 눈에 띄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그의 손목에 감긴 시계다.

처음 ‘더 피트’를 본 시청자들 중 상당수는 이 시계를 해밀턴 카키 필드 매커니컬(JTBC 드라마 '마이 유스'에서 송중기가 분한 선우해가 찬 바로 그 시계다)이라고 생각했다. 밀리터리 감성의 클래식한 필드 워치 디자인이 해밀턴의 대표 모델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해외 시계 커뮤니티와 팬들의 분석 결과 해당 시계는 세이코의 ‘SRPG35’ 모델로 밝혀졌다.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검은 다이얼, 짙은 베이지색 나토 스트랩을 장착한 필드 워치다.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서 ‘저렴하지만 믿을 수 있는 전천후 시계’로 불리는 바로 그 모델이다.

HBO 드라마 ‘더 피트’에 등장하는시계는     세이코 SRPG35다.
HBO 드라마 ‘더 피트’에 등장하는시계는 세이코 SRPG35다.

세이코 SRPG35는 4R36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해 수동 감기와 해킹 기능을 모두 지원한다. 파워리저브는 약 41시간이며, 야광 처리된 커다란 인덱스와 핸즈 덕분에 어두운 응급실에서도 시간을 명확하게 읽을 수 있다. 또한 내구성이 강한 나일론 나토 밴드는 물과 혈액, 소독약 등 다양한 액체에 노출되는 의료 현장에서도 쉽게 세척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가격은 20만원대 후반이다.

드라마 속 로비나비치가 착용한 SRPG35는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다. 응급실이라는 공간에서 매일 생과 사를 오가는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로비는 화려한 명품 시계를 차지 않는다. 이는 그가 어떤 인물인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실용적이고 겉치레를 싫어하며, 동료와 환자 모두에게 신뢰를 주는 사람. 드라마의 의상 디자이너 린 파올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로비의 복장은 철저히 ‘피츠버그 로컬 감성’에 맞춰 구성됐다”고 밝히며 “그의 후드티부터 시계까지 모든 아이템은 현장감과 캐릭터성을 고려해 선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SRPG35는 세이코의 ‘필드 워치’ 라인 중에서도 특히 ‘현장 중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원래 야외 탐험가나 군인을 위해 설계된 시계지만, 오늘날에는 현장직 종사자나 의료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합리적인 가격대와 견고함, 그리고 정제된 디자인이 결합된 덕분이다. 실제로 온라인 시계 커뮤니티에서는 “로비의 시계는 완벽한 ER 워치”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응급실에서 손을 자주 씻어야 하는 환경, 빠르게 시간 확인이 필요한 긴박한 상황에서 이 시계의 실용성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세이코 SRPG35
세이코 SRPG35

드라마 방영 이후 세이코 SRPG35의 검색량과 판매량이 급상승하고 있다. 특히 쿠팡플레이에서 드라마가 동시 방영되면서 한국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이 시계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로비 시계가 해밀턴 아니었어?”, “세이코였다니 의외네” 등의 글이 이어지며 모델명 ‘SRPG35’가 화제를 모았다.

세이코는 쿼츠는 물론 기계식 시계에서도 신뢰성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전 세계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SRPG35는 그중에서도 39mm의 적당한 크기, 군용 시계를 연상시키는 단단한 케이스 디자인, 그리고 특유의 정밀한 조립 기술이 결합된 모델이다. 드라마 속 로비나비치처럼 실용성과 효율을 중시하는 인물에게 어울리는 시계다. 명품의 상징보다 기능적 완성도를 택해 ‘현장의 리얼리티’를 강조한 ‘더 피트’의 미학과도 정확히 맞닿아 있다.

‘더 피트’ 속 세이코 SRPG35는 단순한 소품이 아니다. 그것은 등장 인물의 세계관이자 드라마가 추구하는 현실성의 상징이다. 극의 중심에서 언제나 냉철함을 유지하려는 로비의 손목 에 놓인 시계의 초침은 응급실의 긴박한 시간과 함께 흐른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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