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첫날 36톤 쏟아졌다…최고가 60만원 찍은 11월 대표 별미 '한국 수산물'
2025-11-15 11:30
add remove print link
일반 돌김에 비해 맛과 향, 식감 좋고 풍미 뛰어나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올해 첫 김 위판이 시작되자마자 단 하루 만에 36톤이 쏟아졌고, 최고가가 60만 원(120㎏)까지 치솟았다.

그 주인공은 바로 ‘곱창김(잇바디돌김)’이다. 향과 식감이 탁월해 미식가들이 손꼽는 프리미엄 김으로, 겨울 수산물 시장의 신호탄을 올렸다.
2026년산 햇김 첫 거래…“바다의 논이 깨어났다”
전남 신안군은 안좌면 우목항과 지도읍 점암선착장에서 2026년산 햇김 첫 위판을 실시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이날 거래된 물량은 총 300망, 약 36톤 규모였다. 거래 첫날부터 활기를 띠며, 하의면 신도 해역에서 채취된 곱창김이 120㎏당 최고가 60만 원에 낙찰됐다.
첫 거래부터 품질이 좋아 가격이 높게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수온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이후 생산량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위판은 신안군의 본격적인 김 생산 시즌 개막을 의미한다. 신안은 국내 최대의 김 생산지 중 하나로, 연간 약 2만 톤 이상을 생산해 ‘명품 김의 고장’으로 불린다.
바다 위에서 자라는 검은 금 ‘곱창김’

곱창김은 일반 돌김보다 식감이 탱글하고 향이 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식 명칭은 ‘잇바디돌김’으로, 잎이 두껍고 표면이 말려 있어 단면이 곱창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만생종 돌김’에 비해 조직이 치밀하고 수분 함량이 낮아 구웠을 때 바삭함이 오래 유지된다. 또한 해조류 특유의 감칠맛과 구수한 향이 강해, 고급 김밥용이나 식탁 반찬용으로 인기가 높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곱창김은 일반 김보다 단백질 함량이 10~15%가량 높고, 식이섬유와 미네랄도 풍부하다. 특히 겨울철 한정 수확으로 생산량이 제한돼, 위판 초기에는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맛·향·식감 모두 최고”…곱창김 인기 이유
곱창김은 일반 돌김보다 색이 진하고, 구웠을 때 풍미가 강하다. 입에 넣자마자 느껴지는 특유의 바다향과 감칠맛 덕분에 ‘김 중의 김’이라 불린다. 곱창김은 손질이 어렵고 수확량도 적지만, 구웠을 때 향과 식감이 달라 미식가들이 찾는다. 특히 일본 수출용 고급 김과 맞먹는 품질로 평가된다.

이상기온 탓에 성장 지연…“11월 들어 회복세”
올해 신안산 곱창김은 지난 9월 말 평년보다 낮은 수온으로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10월부터 기온이 오르면서 다시 활력을 되찾았다. 이달 초 기온이 내려가며 수온이 예년 수준(17~18도)으로 회복되자, 양식장 김발에서도 빠른 생장이 관측됐다.
초기 생육이 더뎠지만 지금은 정상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수온과 염도가 안정적이어서 생산량이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은 수온이 13~16℃ 사이일 때 가장 잘 자라며, 기온이 너무 높거나 낮으면 생육이 떨어진다. 올해는 겨울 초입의 기온 변동이 크지 않아 전체 생산량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신안군의 전통 방식… “햇빛과 조류가 만드는 김”
신안군은 바다 갯벌에 지주를 세우고, 썰물과 밀물의 차이를 이용해 김발을 자연 건조시키는 ‘지주식 양식법’을 고수하고 있다. 이 방식은 태양광과 해류의 순환을 통해 김이 자연스럽게 햇빛을 받게 하며, 색과 맛, 향을 풍부하게 만든다.
최근 기계화 시설을 도입한 타 지역과 달리, 신안은 전통적인 자연 순환형 양식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공 건조나 화학 처리를 하지 않아 김 본연의 향이 강하게 남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안 지역 어민 80% 이상이 이 방식으로 김을 생산하며, 매년 약 900여 어가가 김 양식에 참여한다.
신안군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김은 K-Food의 대표 수출 품목으로 향후 김양식 산업이 크게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 산업 육성을 통해 어가가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대인 군수권한대행은 "김 산업 육성에 아낌없는 지원을 통해 양식 어가가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일반 김과 뭐가 다를까…'곱창김'이란?
곱창김은 일반 김보다 한층 두껍고 구불구불한 독특한 형태를 지닌 프리미엄 김이다. 이름은 바다에서 자라는 김의 원초인 ‘잇바디돌김’이 길고 꼬불꼬불하게 자라 곱창을 닮은 모습에서 비롯됐다.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구멍이 많아 일반 김보다 질감이 거칠지만, 구웠을 때 훨씬 바삭하고 고소한 식감을 자랑한다.
맛 또한 단맛과 감칠맛이 뚜렷하게 살아 있어 밥반찬뿐 아니라 간식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곱창김은 일반 김보다 항산화 활성도가 높고, 시노린과 포피라334 같은 기능성 성분 함량이 풍부해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하다. 이러한 성분들은 세포 손상을 막고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색깔은 짙은 흑갈색을 띠며, 구웠을 때 은은한 연두빛이 돌면 최상품으로 평가된다. 표면이 매끄럽고 윤기가 도는 김과 달리, 곱창김은 자연 그대로의 질감이 살아 있어 손으로 찢을 때 바삭하면서도 두터운 느낌을 준다.
따라서 곱창김은 두꺼운 잎, 거친 표면, 뛰어난 감칠맛과 고소함, 높은 영양가 등을 모두 갖춘 고급 김으로, 식감과 풍미가 다른 김으로 불릴 만한 차별화된 해조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