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만석 “대장동 항소 포기 파장, 이렇게 클 줄 몰랐다“

2025-11-1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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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전화 인터뷰…“거취? 나라고 용빼는 재주 있나”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 / 뉴스1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 / 뉴스1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이 11일 '대장동 개발 비리' 민간업자 사건을 항소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해 "파장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고 말했다.

노 대행은 이날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대장동 사건을 항소하지 말라고 했을 때의 파장을 예상하지 못했냐'는 질문에 "제일 걱정했던 것은 1심 무죄 선고였다"면서 "(지난달 31일) 피고인 5명에게 모두 유죄가 선고돼 마음이 편했는데 (항소 불허 지시로) 이렇게까지 파장이 클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대검이 수사팀 항소를 막은 전례를 찾기 어렵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살펴보면 많다”고 답했다.

노 대행은 전날 항소 포기 사태와 관련해 평검사인 대검 연구관들의 항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용산과 법무부의 관계 등을 고려해야 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권력 눈치를 보고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 있는 대장동 사건의 항소를 막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노 대행은 "검찰총장은 사건만 보는 게 아니라 경영자 입장도 있어서 두루두루 살펴야 한다. 법무부도, 용산도, 국민도 두루두루 살피고 결정해야 하는 자리라는 원론적인 얘기를 한 것"이라며 “특정 사건에 대해 얘기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항소 포기와 관련해 대통령실이나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연락을 직접 받았냐는 물음에는 "아니다"고 답했다.

노 대행은 거취와 관련해서는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도 “나라고 용빼는 재주가 있겠나. 저도 많이 지쳤다”고 말했다.

노 대행은 이날 연가를 내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지 않았다.

노 대행은 “(지난 7일 이후) 3~4일간 시달려 몸이 많이 아파서 (하루) 쉬려고 한다”고 했다.

노 대행은 경남 창녕 출신으로 창녕대성고와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2000년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광주지검과 인천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장, 법무부 감찰담당관, 부산지검 2차장을 역임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 6월 검사장급인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했고, 제주지검장과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을 지냈다. 올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지난 7월 고검장급인 대검 차장검사로 승진해 공석인 검찰총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검찰 수뇌부의 항소 포기 결정은 즉각 검찰 내부의 반발을 불렀고, 정치권에서도 큰 파장이 일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친윤(친윤석열) 정치 검찰의 검란(檢亂)’이라 규정하며 검찰 책임을 묻겠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장외 여론전에 나서 이번 사태의 몸통으로 이 대통령을 겨냥하는 공세로 대응하고 있다.

여야는 진상 규명을 위해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각자 문제의 초점을 다르게 설정하면서 합의 도출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검찰의 강압·조작 수사와 기소를 문제 삼는 데 반해, 국민의힘은 윗선 외압 의혹을 중점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장동 사건 수사에 대해 “조작되고 만들어진 수사였다”며 “검사가 자신들이 구형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징역형을 때린 판사에 대해 무슨 짓을 했는지 돌아보고 반성해야 할 때지, 집단행동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검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사가 내린 구형보다 실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정민용 변호사는 징역형이 1년씩 더 많았다. 검찰 예규엔 사건 구형의 2분의 1 미만일 경우 항소한다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항의 방문하는 등 장외 투쟁을 전개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대검 앞에서 연 당의 긴급 규탄대회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신중히 결정하라'고 했다는 말이 제겐 조폭 두목이 밤길 조심하라는 말로 들린다"며 “이 모든 것이 이 대통령 때문”이라고 외압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사태 진정한 몸통은 '대장동은 내가 설계했다'고 얘기했던 이 대통령”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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