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정신적으로 약간 병이 있는데 건진법사가 달래줘"
2025-11-1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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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배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정신적으로 이끌어줬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각종 인사 청탁을 한 것으로 알려진 브로커가 법정에서 "전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정신적으로 이끌어줬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1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씨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증인으로 출석한 브로커 김씨는 2022년 대선 전후 윤 전 대통령이 전씨에게 국세청장 임명,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파견, 경찰 인사 등을 요청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은행장, 여신금융협회장 인사 청탁뿐 아니라 강석훈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의 청와대 기용까지 전씨에게 부탁했다고 밝혔다.
김건희특별검사팀이 2022년 4월 전씨가 김건희 여사에게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가 실력도 있고, 충성심도 있다. 경제수석 경험도 있으니 경제수석으로 쓰면 좋을 거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있는지 묻자 김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김씨는 전씨에게 박현국 봉화군수와 박창욱 경북도의원의 공천을 청탁한 사실도 인정했다.
또 김씨는 법정에서 전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관계에 관한 일화도 증언했다. 그는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친하기도 하고 (대통령 당선에) 공헌도 했다고 생각한다"며 "정신적으로 대통령 부부를 끌어줬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전씨가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알고 있느냐"고 묻자 김씨는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부터 영향력이 있었다고 했다.
김씨는 "(윤 전 대통령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고초를 겪을 때도 (전씨가) '견디면 앞으로 좋은 게 있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을 때 사표를 내겠다고 했는데 전씨가 '사표 내지 말아라. 거기서 귀인을 만날 것'이라고 해서 사표를 안 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윤 전 대통령을) 국회의원으로 영입하고 싶다고 해서 전씨에게 상의하니 '그렇게 하지 말아라. 더 귀인이 올 것'이라고 했고, 이후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민주당에 영입하려 했을 때도 '하지 말라'고 했다"며 "그랬더니 윤 전 대통령이 '그럼 내가 뭘하냐'고 물었고, 전씨는 '대통령을 하라'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전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는데, 윤 전 대통령이 '황교안보다는 내가 낫다'고 답했다"며 "전씨가 '그러니까 (대통령을) 하라'고 말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김 여사와 전씨의 관계를 묻자, 김씨는 "전씨에게 들어서 아는데, 대통령 부인이 정신적으로 약간 병이 있는데 그런 것도 달래주고, 발리 같은 데 갈 때도 전화해서 '이번에는 누구를 조심해야 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며 "그런 걸 들으면 이분(전씨)은 대통령 부부가 버리지 않는 한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구체적 상황을 묻자, 김씨는 "전씨가 (김 여사가) 약을 먹어야 한다고, 잠을 잘 자지 못한다고 이야기해줬다"며 "구체적으로 이야기는 안 해도 전씨가 (김 여사를) 많이 위로해주고 있다고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사저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를 방문했던 상황도 언급하며 "당시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사이가 멀어졌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김씨에 따르면, 당시 전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왜 나한테 큰절을 안 하냐"고 했고, 윤 전 대통령은 "법당에서는 큰절을 하지만, 밖에 아무 데서나 큰절을 한다고 했냐"고 답했다고 한다.
김씨는 "그래서 제가 ‘이제 사이가 끝났구나’ 생각했다"며 "그 이후에 추천된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5일이나 23일 변론을 마무리하는 결심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결심공판에서는 검찰 구형과 피고인 최후 진술이 이뤄진다.
통상 결심공판 후 1~2개월 내 선고가 진행되는 점을 고려하면, 전씨 선고기일은 내년 초로 잡힐 전망이다.
오는 14일 재판에는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들은 앞선 재판에 한 차례 불출석한 바 있다. 특검팀은 이날까지 김 여사 증인 신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