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떠나 봉화 도착…백두대간 깊은 숲에 새 보금자리 찾은 '생명체'
2025-11-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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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오월드 떠난 백두산호랑이 ‘미령’, 수목원으로 이주
백두산호랑이 ‘미령’이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숲의 새 식구가 됐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대전 오월드에서 지내던 암컷 백두산호랑이 ‘미령’을 최근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이주시켰다고 13일 밝혔다.
미령은 ‘아름답고 영리한 호랑이’라는 뜻을 지닌 2021년 5월생 개체로 아직 어린 나이지만 활력이 높고 적응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이주는 지난 9월 양 기관이 체결한 업무협약의 후속 절차로 추진됐으며, 호랑이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무진동 항온·항습 차량이 투입됐다.
이송 과정에는 수의사와 사육사가 전 구간에 동행해 건강 상태를 상시 점검했고 미령은 지난달 22일 봉화에 위치한 수목원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이동 직후 기초 건강검진을 마친 뒤 현재는 내실에서 환경 적응 단계를 지나고 있으며 수목원은 안정도가 확인되는 대로 공개 시점을 검토할 계획이다.

새 보금자리인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숲은 3.8㏊ 규모로 축구장 5개가 넘는 넓이를 갖춘 국내 최대 생태형 보호시설이다. 백두산호랑이의 실제 서식지를 최대한 유사하게 구현한 공간으로 자연 지형을 살린 설계와 생태 모니터링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개체가 오래 생활하기 좋은 조건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합류로 수목원은 기존의 ‘우리’(14세), ‘한’(11세), ‘도’(11세), ‘태범’(5세), ‘무궁’(5세) 등 5마리와 더불어 총 6마리의 백두산호랑이를 보유하게 됐다. 수목원은 개체 간 사회적 교류와 적응 속도를 고려해 세부 행동 관찰과 단계적 적응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새로운 가족 구성에 따른 내부 변화를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
최근 국내 최고령 백두산호랑이 ‘한청’이 20세로 생을 마감하며 수목원 개체군 운영에 변화가 생긴 상황에서 미령의 합류는 보전 사업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앞으로도 백두산호랑이 보전과 복원 연구의 거점 역할을 강화해 안정적인 서식 환경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경북 봉화에 위치한 국가 수목원으로, 백두대간의 생태 보전과 연구를 위해 조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산림·식물 전문 시설이다. 전체 면적은 5천 헥타르가 넘으며 다양한 고산식물과 자생식물을 보전하는 공간과 연구 시설이 폭넓게 구성돼 있다.
수목원에는 멸종위기식물과 산림 유전자원을 장기적으로 보존하기 위한 전문 시설이 마련돼 있다. 대표적으로 종자와 식물 자원을 초저온 상태로 저장하는 시드볼트가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 산림자원의 위기 상황에 대비한 보존 기능을 담당한다.
전시·교육·연구 공간도 함께 갖추고 있어 식물 보전 연구와 생태 교육 프로그램이 병행된다. 연구동과 전시원, 관찰 구역 등 주요 시설이 넓은 구역에 분산돼 있어 식물의 생육 환경을 고려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외 산림 관련 기관과의 협력도 꾸준히 이어지며 백두대간 생태 연구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